길냥이 봉구~ 구내염 전발치 후기

SINCE 2013

이웃님들~ 제가 길냥이(봉구)를 입양한 소식은 지난 12월에 전해드렸었죠?

잔잔한 제 블로그에 응원 댓글도 달리고 개인적으로 메일도 보내주셨는데요.

그 이후 소식 궁금하셨죠?

오늘은 봉구나 저나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했던 길냥이 구내염 치료(전발치)이야기 해볼께요.

(이 글을 쓰는 와중에... 옆에서 봉구 밥 먹는 소리가.. 촵촵촵 들리네요. 지지배 많이 대담해졌어)

고양이 구내염이 흔한 질병이면서도 완치가 어렵고 삶의 질도 떨어트리는 골치 아픈 병이라는데

극복의 첫단계 후기입니다.

 

 

 

 

 

길냥이 봉구구내염 전발치 후기

 

 

우리 봉구를 처음 만난것은 지난 여름 아파트 주차장이었습니다.

고양이는  입으로 스스로 털을 정리(그루밍)하는 깔끔한 동물이라는데..

우리 봉구는 입이 아파서 그루밍을 못해서

털도 떡지고 거칠고 회색빛 고양이였죠.

 

 

병원에서 구내염약을 받아서 밥에 섞어줬지만.. 입이 아프니 밥을 안먹더라고요.

약을 먹으면 좋아지다가... 약을 끊으면 바로 나빠지는 것을 반복하다가

저는 조바심에 밥을 들이대다 얻어 터지고~ 서로 고생 많았어요. ㅋㅋㅋ

진짜 공부 많이 하고 여러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구내염은 발치가 답이더라고요.

괜히 아이 고생시킨게 미안해서 제대로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봉구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날 밤에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위로해줬습니다.

길냥이는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고  사나워서 받아주는 병원이 많지 않아요.

특히 집냥이보다 예민해서  마취에서 못깨어날 수도 있어 더 꺼려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받아주기만하는 아무 병원에서 발치를 하면 안됐습니다.

이빨의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해야되서 수술 시간이 길어 마취 시간도 깁니다.

마취 경험이 많은 수의사분이 좋고요.

작은 고양이 턱에서 이빨을 뽑는 일이라 턱관절이 골절되지 않도록 발치 경험도 많은 수의사 분이어야해요.

또한 수술 경과가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외과장비가 있어야하고요.

결국 큰 동물 병원만 찾아서 6번째 문의한 병원에서 우리 봉구를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입원 첫날이에요.

검사를 하고  봉구 입속 사진을 보여주는데...

철수세미로 입을 박박 긁어 놓은 것 처럼 빨갛고 너덜 너덜 했어요.

왠만하면 송곳니가 있는 앞쪽은 살려둬야 묘삶의 질이 좋다는데,

우리 봉구는 너무 심해서.. 모든 이빨을 다 뽑아야 했습니다.

이왕 고생시킨 김에 중성화까지 하기로 했고요.

봉구야... 고생은 한방에~ 몰아서 하자.

 

 

 

 

안그래도 어려운 수술 시켜서 미안한데

이 지지배 벽에 딱 붙어서 궁상 떨고 있잖아요. ㅠㅠㅠㅠㅠㅠ 맴찢!!

그런데 그 와중에 대답은 따박 따박해요.

귀엽게시리~~~

 

 

아이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서 바로 수술하지 않고 수액을 맞춰서 컨디션을 회복시킨답니다.

화장실에 침실까지 딸린 1묘실~

봉구야.. 사람같았으면 하루에 60만원짜리 입원실이야.

아줌마 돈 많이 썼다.

넘 서운해 하지말어~

 

 

입원 3일째 되는 날.. 드디어 우리 봉구가 뒤집었어요.

이젠 당당히 앞을 보고 있더라고요.

밥도 주는데로 잘 먹고~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럼 당장 수술해도 되지 않나요?

아니래요.

길고양이는 그동안 건강관리가 안되있기 때문에 어디 어떻게 나쁜지 모르니  관찰하면서 컨디션도 더 올리고

안정제도 먹여서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관리해야한답니다.

그래야.. 마취에서 건강하게 깨어날 수 있다고.

 

 

입원 6일차에 봉구는 이빨을 모두 뽑았습니다.

잘 보시면 얼굴이 좀 부어 있고... 큰 봉변을 당한 아이처럼 눈에 촛점도 없어요. 

마취한 김에 곰팡이 균이 생긴 등쪽 털도 제거해주셔서.. 아이 몰골이 말이 아니에요.

치과전용 엑스레이로 뿌리까지 완벽 제거된 것 확인도 했고~

마취도 아주 깨끗하게 잘 깨어났다고 하네요.

우리 봉구.. 정말 기특해요. 

이제 저만 잘 해주면 될 것 같았습니다.

 

 

 

 

봉구가 입원하는 동안 저는 봉구 방을 열심히 꾸미고 있었습니다.

꾸며주긴 할라했지만... 톱질까지는 안할려고 했는데...

대견하게 버텨준 우리 봉구.. 남부럽지 않게 키워줘야겠다는 의지가 활활~ 타올라 톱을 들었습니다.

New 봉구방은 다음편에~

 

 

<발치후, 갸름해진 봉구>

전발치를 하고 3일정도 안정을 취한 후 중성화수술까지 모두 마치고 퇴원했습니다.

냥생치고는 긴~~~ 입원생활 2주였습니다.

퇴원하는 날, 황금빛 털이 선명해진게 더 예뻐졌어요.

 

 

<발치전, 동굴동굴 봉구>

봉구는 원래 이 사진처럼 동글 동글한 얼굴형인데.. 이빨을 모두 빼셔 갸름해졌어요.

봉구야... 양악수술해서 예뻐진걸로 치자~~

 

고양이가 발치를 했다는 것은, 특히 송곳니까지 모두 제거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송곳니라는 생존 무기가 없어졌으니 야생 생활하기 힘들고요.

먹이를 포크레인처럼 떠주던 앞니가 없어졌으니..식사에 신경을 써줘야해요.

(밥은 습식으로, 그릇은 경사진 것으로~)

다시 야생생활을 못하게 만들었으니 제가 평생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퇴원 첫날은 .. 또 낯선 곳이니 불안해서... 잇몸이 아파서... 밥을 못먹겠지? 싶었는데

주는 밥마다 한그릇 뚝딱 먹었어요. 

이때가 전발치하고 대략 8일정도 지난 시점인데..

우리 봉구가 밥을 이렇게 잘 먹기는 입양하고 처음이었어요.

스테로이드 용량도 예전보다 1/3수준이라서 일시적인 약효과라고 보기도 힘들고.

이빨을 모두 뽑아 미안했던 마음이 안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봉구는 발코니가 있는 컴퓨터방에서 생활하는데요.

배가 고프면 문 앞에서 밥 달라고 냐옹거립니다.

거실에서 TV보다가 깜짝 놀라~ 집사는 밥을 차려서 잽싸게 들어갑니다.

발치 전 아플때는 제 발소리만 들어도 집으로 쏘옥 들어가서 얼굴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젠 뭐 밥달라고 나와서 째려보고 있어요.

( 이글 쓰기 시작할때 밥 달래서 밥을 줬거든요. 중간에 제가 치킨을 먹으니.. 그것도 달라고 냐옹 냐옹~)

 

그렇다고 친해진것은 아니예요. 늘 1미터 거리를 두고 저를 지켜봐요. 

다가가면 불주먹 날려서 피를 봐야하고요.

무릎냥이 안되어도 좋습니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편안한게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비용 공개합니다.

고양이 구내염은 흔한 병이라 많은 집사들이 발치를 생각하실텐데요.

발치 후기인 만큼 가장 큰 관심이 비용이 아닐까 싶어 공개해요.

비용 놀랄 정도로 비쌉니다.

솔직히 저도 부담되서  약으로 버텨볼 생각했지만 결국 발치가 답이었습니다.

일주일 처방약이 만원으로 평생 먹어야하고, 일년에 한번씩 10~20만원정도의 마취스켈링을 해줘야하니

발치가 처음엔 목돈이 들어가지만 오히려 저렴할 수 있어요.

제가 뭐 하나에 꽂히면 토가 나올정도로 공부하는데요.. 

입원없이 검사+전발치 비용이 저렴해야 100만원부터 시작하고

입원까지 한다면 200만원이상~

외과전용 검사기계 갖춘 큰 병원은 300만원대까지 받습니다.

외과전용 검사기계없는 작은 병원은 80만원까지도 하더라고요. 그러나 비추입니다.

이 금액에 각종 검사비 + 전체발치 + 암컷중성화(보통 수컷보다 비쌈) + 2주간 입원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비싸지 않았다고 봐요.

제가 블로거 8~9년차 생활하면서 업체나 상품 추천을 거의하지 않았는데요.

이 병원은 추천드립니다.  (경기도 동탄 S 동물의료센터)

아이가 아파해서 발치는 해야겠고 그러나 봉구는 매우 사납고 저는 초보집사라 병수발을 어떻게 시켜야할지 모를때,

길냥이 할인에, 2주입원비를 무료로 받아주셨거든요.(길냥이전용비용)

무엇보다 우리 봉구를 잘 치료해주셔서.. 밥을 달라고 승질 승질을 낼 정도로 만들어 주셨으니 저는 만족합니다.

구내염냥이가 발치를 해도 30%정도는 완치가 안된다고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통증이 완화되도록 스테로이드 처방 약은 계속 먹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 베타시토스테롤(인사돌과 비슷~)성분이 들어간 영양제를 먹이고 있어요. 

스테로이드 때문에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길지 몰라..유산균 추가~ 

예민한 승질머리를 달래줄 천연성분 마음 안정제 '질켄' 추가 ~ 

우리 봉구 구내염 완치시켜서 건강하게 키워보겠습니다.

 

다음편에는 가성비 있게 꾸민 봉구방과.. 전발치 2개월 & 영양제 후기도 함께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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