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시간이 약이다'라며 위로를 합니다.
살아보니 그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그 약빨이 나한테는 효과가 없구나 싶기도해요.
요즘 봉구네가 많이 그리워요.
너무 일찍 떠난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계속 봉구네 살았다면 좀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합니다.
그리운 나의 봉구네.. 우리의 행복이 진하게 묻어있는 그곳이 그리워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그리운... 우리 봉구네
우리 부부가 직접 지은 집이라 사진이야 수백장도 넘게 많지만
이제는 남의 집이 된 곳이라 맘껏 자랑할 수 없는 곳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잡지에 실렸던 사진으로 추억해봅니다.
제가.. 우리가 살았던 작고 예쁜 집 '봉구네'입니다.
요즘 전원주택은 화려하고 개성넘치게 짓던데 저희는 필요한 공간만 딱 만든 작은 집이었습니다.
늘 평온했고 따뜻했으며 정겹고 사랑이 넘치는 집이었습니다.
이때는 요리하는게 좋아서 이것 저것 많이 지지고 볶아 먹었는데..
매일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해서 포스팅을 하던.. 열혈요리블로거였었어요.
겨울내내 집에만 콕~박혀서 살다가 봄이 되면 바빠지기 시작했죠.
지난 가을에 모아둔 각종 씨앗을 뒷마당 텃밭에 심어서 그해 잘 뜯어 먹고 살았어요.
초보 텃밭러 시절엔 호미 하나 없이 맨손으로 뭐쫌 심어보겠다고 하루종일 깨작거리기만 했었어요.
그런 날은 둘이 나란히 누워 허리를 부여잡고 끙끙 앓기도~
몸고생을 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은
" 전원생활은 장비빨이구나 "
가성비 가장 좋았던 궁빵(궁뎅이 방석)은 서로 양보할 수 없어 커플로 장만했었어요.
장비를 다 갖추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전원생활을 했습니다.
특히 앞마당 정원은 우리의 영혼을 잘근 잘근 갈아 넣어 만들었었어요.
그리하여 매년 푸른 정원을 보며 꿀맛같은 커피를 마시는 행복을 누렸었죠.
마당하면.. 바베큐죠.
앞산에 산책하러 갔다가 주워온 나무로 참 많이도 구워 먹었어요.
불판은 매년 새것으로 장만했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이때는 성장기 어린이 마냥 뭘 먹어도 맛있고 먹고 먹고 또 먹었었네요.
장맛비가 쏟아지던 여름 어느 날 어디선가 쓰윽 나타난 길고양이 가족.
엄마 '네이뇬'과 아들 '네이놈'
우리에게 큰 기쁨과 재미를 주던 녀석들인데... 떠났어요.
제가 계속 봉구네 살았다면 이 녀석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요?
길고양이, 우리, 모두 봉구네에서 행복했는데 남아 있는 이가 없네요.
아마 지금쯤 봉구네는 딱 이런 모습일겁니다.
휑... 하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딱 이모습 이대로 일꺼에요.
저기에 앉아 커피 마시고 싶네요. 멍도 때리고 싶고요.
4월쯤 되면 뒷마당에 있는 살구나무에 꽃이 활짝 핍니다.
그리고는 봄바람 따라 꽃비가 우수수 떨어져요.
지금 살고 있는 새주인은 그 꽃비를 올해 처음 맞아보겠네요.
좋.겠.다.
그리운 , 우리의 봉구네. 사랑하는 나의 그.
3월에는 요리 너무 안했죠?
이번주는 다시 요리할께요.
봄의 생기 팍팍 불어넣은 상큼한 요리로 커밍쑨~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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