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네 근황~ 간호는 계속 되고 있어요.

SINCE 2013

안녕하세요 이웃님들!!

제가 가족 병간호 때문에 잠시 요리를 쉰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저의 기대와 달리 '나의 사랑하는 환자분'은 아직도 병원에 계시고 저는 여전히 열혈 간호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번 치료를 가시면 4시간정도 저에게 멍때리는 시간이 주어지는데요.

그 시간이 저를 좀 우울하게 만듭니다.

왜 진작에 병원에 와보지 않고 병을 키웠나.... 후회도 하게 되고

혹시 이병일까? 저병일까? 제가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쓸데없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부터 노트북을 들고나와 블로그질을 좀 해볼까합니다.

여기는 큰 창에서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병원 내에 있는 카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카페라떼 마시면서 블로그질을 좀 하니 잡생각도 안들고 시간도 금방 가니 좋네요.

아픈 와중에도 '나의 사랑하는 환자분'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끊어주셔서... 좋아하는 음악도 스무쓰~하게 들어봅니다.

센스쟁이 환자분같으니라구~~

 

'나의 사랑하는 환자분'은 지금껏 검사를 했는데도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본격적으로 치료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벌써 2주째인데요.

길어지니 이제는 저를 걱정해주시네요.

'너까지 아프면 안되니 밥 잘 챙겨먹어라'

네 , 저 밥 잘 챙겨먹고 있어요.

걱정하는 와중에도 육식본능은 죽지 않아서 늘 고기 반찬으로만 골라 잘 먹고 살고 있습니다.

가끔 이렇게 제 밥 사진을 찍어서 가족단톡방에 올립니다.

' 가족분들... 저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센스쟁이 환자분이나 저나 문병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

사실 병원이라는 곳이 편히 쉴곳은 못됩니다.

피 뽑고, 혈압 측정하고, 소변 검사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반복되고

하루에 한두번은 별도의 검사가 있고

의사쌤 회진에

병실이 5인실이라 위 검사들을 각자하느라 환자와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락 날락하고..

가족, 친구들은 근황이 어떤지 하루에 수십통의 전화가 오고..

 

왠만하면 손님들께 병원에 오지 말고 그냥 지켜봐 달라고 하거든요.

그냥 쉬게 해달라고...

그렇게 오지 말라고 했는데 어느날 친구가 잠깐 병원 1층에서 보자고 하더니 박스하나를 툭 주고 가더군요.

'기지배..... 눈물나게 왜 이래.... 고마워 베프야...'

 

 

사랑스런 나의 환자분의 저녁식사와 간식을 챙겨주고 저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주차장의 야경이 탁 트인것이 시원시원한데요.

이곳에만 오면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만 

이곳에서 야경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문득 한대 피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답답한 속이 좀 풀릴것 같아요.

 

 

평소 '제가 주는대로 먹는게' 큰 매력이었던 환자분이 입맛이 없어졌어요.

치료식이라고해서 양념을 전~~~혀 안해서  반찬이 밍밍~ 맹맹~ 싱겁거든요.

채소는 쓴맛이 올라오더라고요.

퇴원을 해도 한동안은 이렇게 요리해야할것 같아 매일 식단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병원생활 중 가장 기뿐 날이었어요.

의사쌤이 밥을 '일반식'으로 바꿔주셨거든요.

짭조름하고 매콤한 반찬을 맛보니 환자분이나 저나 아주 신이 났습니다.

환자분이 식사량이 워낙 적어서  저도 같이 먹으면서 둘이 끼니를 해결하거든요.

 

이렇게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나의.... 소중하고 사랑스런 환자분'의 치료시간이 끝나가네요.

휄체어를 들고 모시러 갈 시간입니다.

덕분에 지루하고 걱정의 시간 잘 보냈습니다.

이웃님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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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먹고말거야

언젠간먹고말거야의 요리블로그. 쉽고 간단한 요리부터 특별한 날을 위한 고급 음식, 집들이, 생일상, 술안주 등 간편한 레시피를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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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10개 있습니다.

      • 환자분께서 저염식 드시는 군요 그거 진짜로 맛이 없어서 엄청 힘든데...저도 병원생활 오래해서 잘 알죠
        환자보다 보호자가 먼저 본인 건강챙기셔야해요 그래야 환자 간호도 하고 환자도 빨라 완쾌됩니다. 보호자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면 환자도 더 힘드어진다고 하네요 ~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 봉자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일반식으로 바뀌어서 좀 사람답게 먹고 있습니다.
        병원생활 오래하셨다니 정말 힘드셨겠어요.
        덕분에 힘내서 열혈간호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주부님들의 손길닿은 레시피를 가끔씩 흉내내서 인간다운(??) 밥상 챙겨먹으려고 애쓰는 아저씨예요.
        좋은 레시피 올려주시는 티스토리를 찾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픈 가족분들 얼른 나으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토리님
        먹을것 밝히면 괜히 구박도 받기도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맛있는것 먹는 것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쉽고 간단하고 빠른 행복은 없어요.
        괜히 먹고 싶은것 참고 또는 대충 먹는게 쉬운 복을 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맛있고 이왕이면 건강한 식사하세요.

      • 힘내세요!!! 간호하면서 우울하실땐 이렇게 글도 적으시면서 마음을 달래셨으면 합니다~

      • 맘님~ 감사합니다.
        아직까지 원인을 모르니... 이것 저것 찾아보고 혼자 안좋은 상상하고..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이런 상황을 말할수도 없고...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괴롭네요.
        이렇게라도 푸념하니 뭐랄까~ 덜 지치게되요.
        덕분에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비밀댓글입니다

      • 네, 신랑이예요.
        건강했는데.... 이런 상황이 와버렸네요.
        안그래도 서로 퇴원하면 뭐가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데
        그냥 우리집에서 푹 쉬고 싶은 마음 뿐이네요.
        빨리 집에서 쇼파에서 널부러져 TV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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