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건조증 소유자인 저에게 빼짝 말라~ 건조하기만한 가을은 고통스럽지만
맑은 하늘~ 쌀쌀하지만 상쾌한 바람~ 울긋 불긋 화려한 숲~
감성충만한 뇨자로써의 가을을 참 좋아라합니다.
게다가 모기도 없고~ 잡초도 더이상 자라지 않으니 전원생활의 제대로 즐기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왜 이렇게 여기저기 먹을게 많은 건가요~
주인이 먹을만큼 따고 남은 고추밭~ 시골에 1가구 1그루씩 꼭 있는 감나무~
주인은 있으나 주인은 가져가지 않는 뒷산의 산밤, 도토리~
이맘때쯤이면 동네 산책 나갈때 봉다리를 꼭 챙겨나가야합니다.
파 좀 뽑아가라~ 고추 따가라~ 감 맛 좀 봐라~ 두손이 모자르도록 쥐어주시는게 많네요.
그렇게 하루 하루 맛있게 보내고 있는 봉구네 전원생활 보여드리겠습니다.
'냠냠쩝쩝 맛있는 가을'- 18년10월 봉구네전원일기
1년 365일 매일 뜨고 지는 '해'이지만 계절마다 분위기가 다른것은 저만 느끼는 건인가요?
가을의 햇살은 쨍하지만 따갑지 않고 은은한데... 지난주에는 노을까지 아름답게 생겨서 마당에서 한참 하늘을 쳐다보았네요.
전원주택은 이런게 좋아요~
높은 빌딩에 없으니 눈 한가득~ 하늘이 끝없이 보이는게 답답하지 않아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전원 생활 3년밖에 안되었지만 고층 빌딩 많은 도시는 답답해서 빨리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날씨가 쌀쌀해지니 정원의 나무들도 가을색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어요.
저희집 생울타리는 '화살나무'인데요~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초록빛이었다가~ 이후 늦가을까지는 붉게 바뀌어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대신,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썰렁해보이는 단점이 있지요.
올해 마지막으로 정원을 정리했습니다.
여름에 멋대로 자란 나무의 가지들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잡초도 뽑고, 잔디를 깍았지요.
앞으로 날씨가 추워질테니 잡초도 잔디도 나무도 잘 자라지 않을겁니다.
즉~ 이렇게 예쁜 정원상태가 오래 지속 된다는거죠.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정원놀이하기 딱 좋습니다.
나가기 무섭게 덤비는 모기도 없고~ 지뢰처럼 숨어있는 거미줄도 없이~
정원에서 커피 마시고 핸드폰 놀이하고~ 책 읽기 너무 좋아요.
어느 때보다 커피 맛이 좋은 요즘입니다.
정원 뿐만 아니라 동네 산책하기도 좋지요~
거의 매일 동네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꼭 봉다리 하나 주머니에 찔러놓고~
시골이다보니 집집마다 크고 작은 밭이며 논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여름 내내 키운 고추 수확을 다 끝내고 버리는 시기지요.
다들 각자 드실만큼의 빨간 고추를 따서 말리고~ 초록 고추는 장아찌를 담궈놓는데요~
어느 집이나 100% 다 따서 드시는게 아니더라고요.
먹을만큼 따고 남은 고추는 따가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십니다.
저야 신랑하고 둘만 사니 한봉다리만 있어도 겨울 내내 먹을만큼의 고추장아찌를 담글수 있습니다.
고추 다음 타겟은 '감'입니다. ㅋㅋㅋㅋ
시골에 가보며 마당에 감나무 없는 집 못봤습니다. 1가구 최소 1감나무는 꼭 있는데요~
마을 산책하면서 인사도 하고 수다를 떨다보면 어느새 제 양손에는 맛있는 감이 쥐어지곤 합니다.
전원생활하면서 돈 주고 감을 사먹은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네요.
가을 하늘이 심하게 맑은 날~ 내친 김에 마을 앞산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혹시나 뱀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도 간적이 없는데 이웃분들이 좋다고~ 하셔서 올라가 봤습니다.
산 입구부터 이웃님들이 무엇가를 줍고 계십니다.
가서보니 도토리가 엄청 떨어졌네요.
산에 올라가면 더 많을꺼라며 제 손에 봉다리를 쥐어 주십니다.
이때까지만해도.. 봉다리는 예의상 받은 것일뿐.. 난 산책만 할꺼야~ 다짐했습니다만...
산길로 들어서니... 상황이 이러하네요.
또 다른 이웃님 갑툭튀~ 어디선가 갑자기 툭 튀어 나오셔서... 함께 밤을 줍자고 하시네요.
바로~ 신랑과 저는 동시에 두 발로 밤을 까기 시작합니다.
얼마전 지나간 태풍 덕에 우수수 떨어진 밤송이 속에 이렇게 밤이 '날 좀 데려가' 달라고 하네요.
여기서 잠깐!! 대한민국에 주인 없는 땅 없습니다. 즉 땅주인이 있으면 이런 임산물도 다 땅주인 것이라 함부로 가져가시면 안됩니다~~
저는 땅주인의 지인 덕분에 맛있는 밤 주워왔습니다.
산에서 밤도 줍고~ 철봉에서 대롱 대롱 메달려도 운동도하고 내려오면 윗마을이 나옵니다.
저희 집은 저기 아랫마을이고요~ 여기는 산 바로 아래에 있는 윗마을 이라고 합니다.
한시간동안 산을 걷고 내려와서 더웠는데 시원~~~하게 바람이 불어 잠깐 쉬다 가는 곳입니다.
신랑이랑 저랑 신나게 주워온 밤입니다.
농장에서 키운게 아니라 산에서 야생으로 자란 '산밤'이라고 하는데요.
작지만 단단하고 맛이 좋습니다.
이날 야식으로 밤을 까먹으면서 '신서유기5'를 봤지요. 키득 키득거리며~~
ㅋㅋ 제가 이웃님들에게 얻어만 먹냐~~~ 저도 작은 텃밭에서 이것 저것 키웁니다.
애호박은 어찌나 주렁 주렁 열리던지 지가나는 이웃님들 다 나눠주고, 친정에도 갔다 주고~ 한참 호박잔치 벌였습니다.
지금은 단호박이 주렁 주렁 열리네요.
지난 주말에는 덩굴 속에 미쳐 발견하지 못한 늙은 애호박이랑~ 단호박 몇개를 따서 호박죽 만들었습니다.
한번도 약을 치지 않아 작고 못생겼지만 맛은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무를 키우고 있지요.
한참을 누워서 자라더니 슬슬 일어나서 자라기 시작하네요.
제가 3년째 무를 키우고 있습니다만,,, 저는 분명 김장무를 심었는데 총각무만한것만 나오네요.
저것들에게 햇볕, 퇴비, 물 줄것 다 주고 있는데.. 왜 저는 큼직한 무를 못키우는 걸까요~ ㅠㅠ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퇴비를 주었으니 동치미무까지만이라도 자라주길 기대해봅니다.
저의 전원일기 끝자락쯤 등장하는 길고양인듯~ 집고양이 같은 '애미뇬'입니다.
예쁘게 찍어줄려고 나름 애썼는데... 애미뇬 영정사진처럼 나왔네요 ㅋㅋㅋㅋㅋ
성격이 까칠해서 뻑하면 하악~질을 했었는데, 키우던 새끼 고양이들이 다 집을 나가고 홀로 남게 되니 요즘은 애교작렬입니다.
그 애교에 저희 두 부부 넘어가서 예쁘게 키우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더워서~ 모기 공격으로 마당생활이 힘들어서 한동안 못했던 '연탄'을 피웠습니다.
번개탄 1장, 연탄 1장 1000원어치로 8시간동안 이것 저것 끓입니다.
신랑이 마실 헛개차, 제가 마실 칡차를 잔뜩 끓여놓고 멸치육수도 넉넉히 끓여 놓습니다.
비용도 아끼고 가스불에서 나오는 유해가스 부담도 없고~ 집 안에 냄새가 나지 않아 좋습니다.
더 좋은 것은 맛있는 식사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
연탄을 피운 날~ 메뉴는 생선, 고기등 연탄구이입니다.
기름은 쏙~~ 빠지고 독특한 향이 배인 연탄구이로 냠냠 쩝쩝 맛있는 식사를 합니다.
몇해전부터 전원주택 붐이 일어다더니 저희 동네도 작년부터 새로 집을 짓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올해 가을 끝자락에는 새 이웃님을 맞이 하겠네요~~~
이상 가을이 맛있는 봉구네 전원생활이었고요~
랜선 이웃님들~ 11월에 또 만납시다.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