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혼자~ 순탄한 하노이 여행기 _ 첫째날

SINCE 2013

뭐.. 50세를 바라보는 아줌마가 혼자 해외여행을 갔을때는

당연히 '좌충우돌', '헤매다 끝난~', '방황기' .... 이런 수식어가 어울릴듯 싶었으나~

여행작가 신랑을 오랜 세월 내조를 한 내공 덕에

여행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수'까지는 됩니다. 에헴~

그리하여 스무스~~하게 혼자 하노이바닥 활보하고 온 여행기를 오늘부터 소개해보려고하는데요.

정보보다는 그냥 여행썰~을 푸는 것이니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피가 되고~살이 되는~ 정보는 맨 아래 따로 링크를 따로걸어두겠습니다.

 

 

 

 

 

 

 

아줌마 혼자~ 순탄한 하노이 여행기 _ 첫째날

 

 

11월말쯤 시댁에서 1월에 해외여행을 가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신랑도 없이 여자들끼리....

시누이랑 조카들과 함께 가자는 제안인데 어느 며느리가 가겠어요.

불편각 딱! 나오는데요.

그러나 우리 그런 사이 아닙니다.

1월에 여행을 갈꺼면 진작부터 준비했어야 비행기표가 쌌다~~부터 궁시렁궁시렁대며

바로 철저한 여행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J의 피가 뜨겁고 진하게 흐르는 뇨자이니까요.

저와는 달리 ' NO 준비~ 즉흥 OK' 완전 P인 시댁식구들에게  분발과 각성을 촉구하는게 쬐금 피곤했지만~

그 채찍질에 타격감 1도 없는 시댁 식구들보다

이틀 먼저 혼자 하노이로 출발했습니다.

 

10년째 들고 다니는 나의 xxxxxxx 카드.

연회비 12000원에 공항라운지가 연2회 무료.

심지어 신랑은 가족카드로 발급해서 둘이 12000원만내고 야무지게 이용했던 카드를 오랜만에 꺼냈습니다.

(카드명 안알랴줌~ 이거 이용객 많아서 서비스 없어지면 너무 큰 손해~)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미리 알아놓은 카운터에서 짐 붙이고.

인청공항 허브라운지에 입성.

여유롭게 세접시째 비우고 있을 때, 

부산출발인 시누이로부터 카톡이 왔네요.

 

" 언니~~~ 보내주신 항공권 파일이 안열리네요?"

" 아가씨 그거 한달전에 톡으로 보내준건데 지금 열어본거예요? 

" 이제 볼려고 열었는데 안열리네요. 다시 보내주세요~ (궁서체)"

"  내만 J야~~~~ 내만!!! "

(슥삭 슥삭~ 띠링 띠링 ~ 항공권 캡쳐해서 보내는 소리)

 

 

 

가격이 저렴해서 비엣젯을 예약했다만

라떼는 악명이 높았던 항공사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리가 편안했고요.

연착 없이 정시 출발했습니다.

 

 

이륙하기전에 집에 설치한 펫카메라를 보니 봉구는 세상 모르고 꿀잠을 자고 있네요.

(사진 오른쪽 아래. 흰방석 위에 봉구.jpg)

 

" 봉구야 너네 집사  하노이로 튀었다~ "

" 아줌마 쫌만.... ..아니 12일동안 쫌만 .. .아니 신나게 놀다올께 " 

" 아줌마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둘째언니)으로 임시 집사 꽂아두고 왔어 걱정마~"

 

 

영하 14도까지 내려가서 눈과 얼음으로 덮인 한국.

땅에 있을때는 그 추위가 지긋지긋하더니

하늘에서 보니 장관이구나.

 

"내만 안추우면 장땡~"

 

 

 

 

물 한모금 안주는 '비엣젯'이기에 비상식량을 준비했습니다.

공항라운지에서 세접시~ 배부르게 먹고 왔지만,

5시간 동안 입을 놀릴 수는 없는 일.

뭐라도 씹어야 시간도 잘 가는 법.

고도 때문에 봉지가 빵빵해진 베이비들을 터지기전에 입속으로 탈출.

옆 자리 아저씨와도 나눠먹으며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그리고 계획이 없다는 찐~순수한 표정을 하고 있는 싸나이들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헤어졌습니다.

 

 

예전에 탔던 86번 공항버스.. 그때 그 정류장으로 가니

역시.. 아직도 있네요.

혼자 씩씩하게 캐리어 들고 외국인들 사이 빈자리에 앉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 니들 왜 다 커플이니?"

" 하노이 혼자 좀 오면 안됐니?"

" 자기야. 내만 없네. "

 

 

공항에서 1시간을 달려 하노이 올드타운에 내렸습니다.

여기서부터 호텔까지는 800미터라서 걸어갈만 한데

문제는 어디서든 쏟아져 나오는 오토바이 사이를 캐리어 끌고 가야 한다는 것.

이미 베트남 한달살기로 겪을 만큼 겪은 분위기라서 그냥 걸어 갔습니다.

그들이 빵빵 거리는 것은 '비키'라는 협박이 아니라

'니 옆을 지나간다'라는 그냥 순수한 신호일뿐.

머뭇거리면 안되고요.

그냥 내 갈길 가면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피해갑니다.

 

 

스릴있게 호텔에 도착해서 무사히 체크인까지 했어요.

혼자 있을 방이라

1. 맛집과 멋집이 도보로 가능한 위치.

2. 영업하는 상점이 많아 늦은 밤까지 밝은 여행자거리 한가운데.

3. 방은 조용한 건물 가장 안쪽에 위치.

4. 룸은 작아도 되니까 화장실과 침구가 특히 깨끗하고.

5. 24시간 직원이 상주해 있어서 밤 늦게 쏘다니는 나를 맞이해줄것~

 

1박에 33불 (조식 포함) @Carillon Boutique Hotel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관광은 이틀 뒤에 오는 시댁식구들과 할꺼고요.

혼자는 올드타운 근처 있는 맛집, 멋집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 가는 길에 과일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정확하게는 아줌마 레이다망에 제가 걸린거죠.

샛노랗게~ 그것도 먹기 좋게 깍아놓은 망고를 보고 이성을 잃고 덤비기도 했고요.

 

" 아줌마 망고 한팩 얼마예요?"

" 이 어리숙한 여행자가 5만동(2700원)이야~ "

" 아줌마~ 나 이거 2만동(1100원)인거 아는데 넘 비싸네 "

" 어? 쫌 아는 여행자야. 이거 잘익어서 심하게 달콤해 4만동 줘(상당히 단호함) "

 " 줘요"

 

적정 가격은 2만동이 맞습니다만,

이게 목에 핏줄 세워가며 깍아봐야 1500원이란거 아니까 

배가 너무 고파서 빨리 식당가고 싶어서 그냥 4만동에 샀습니다.

 

" 저분 저리 장사를 잘하시니... 구찌바지 진짜 일수도~ "

 

 

구글지도 평점에서 극찬을 한 맛집 Met Restaurant으로 들어갔습니다.

 

" 혼자이신가요?"

" 응 나 혼자야. 1층이 시끄럽네 .  2층 가서 먹어도 되니?"

" 아우 메뉴가 많네. 나 그냥  강력추천메뉴 좀 보여줄래?" 

" 반세오랑 넴루이 먹을래. 2개 넘 많니?"

" 손님~ 넴루이 발음이 완죤 현지인 같아서 깜딱 놀랐어. 2개 양 많지 않아."

" (피식~) 그럼 2개 줘 "

 

 

 

 

끝내 2인분 시켜서 싹싹 먹었습니다.

반세오의 본고장 '후에'에서 먹었던 것보다 백만배는 더 맛있는~

신서유기 출연자들이 극찬한 '꽌안응온' 보다 천만배는 더 맛있는~

반세오(왼쪽)와 넴루이(오른쪽) 맛집이었습니다.

@ Met Restaurant.

 

 

 

한시간 꼬박 걸려서 야무지게 식사를 하고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커피 한잔 하고 들어가야 겠다 싶어서 밤거리를 걸어봅니다.

 

 

우리 봉구가 생각나는 예쁜 소품도 구경하면 하노이 올드타운을 쏘다녔습니다.

 

 

여기 어디쯤.... 갬성이 한 국자쯤 들어간 카페가 있다는데.. 어디지?

미리 구글지도에 별표한 카페를 찾아 왔는데... 카페가 안보이는 겁니다.

아무나 붙잡고 카페 사진을 보여주니 이쪽으로 들어가라고 가르켜 줍니다.

 

"저기...저 골목...이요?"

 

 

어머.... 왠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현실판 처럼.

하노이에서 가장 시끄럽다는 올드타운 한쪽 구석

가정집만 있는 골목 사이에 이렇게 멋진 카페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Tranquil Books & Coffee' (Tranquil (트환킬, 불어, 조용한))

 

 

조용한 북카페이지만 

혼잡한 세상에서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분위기에 상당히 기분이 상승 된 상태.

 

 

문제없이 하노이까지 제시간에 도착을 했고 

고르고 고른 호텔도 마음에 들고

아주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었으며

내 손목에는 그렇게 먹고 싶었던 망고 봉다리도 있고

이렇게 멋진 카페에 오다니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콧구멍을 벌렁벌렁 거리며 꽤 흥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카페라떼(3600원)는 예뻤고 고소하니 맛있었습니다.

갤럭시탭을 꺼내서 지인들에게 무사히 도착했고 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는 메세지도 보냈고,

블로그에 짧은 글도 썼습니다.

대단한 관광지를 가지 않아도 신나는 액티비티를 하지 않아도

맛집과 멋집 그리고 하노이 올드타운을 걷는 것만으로도 좋은 하루였습니다.

 

 

1월 말의 베트남은 설연휴를 맞이하느라  화려했습니다.

나중에라도 1월에 베트남 여행을 가신다면 시장 구경 한번 해보세요.

붉고 화려한 장식품들이 걸려있는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시장 구경까지 하고 나니 밤 10시가 넘었네요.

호텔로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몇가지 사왔습니다.

1일 1똥을 꼭 싸고야 말겠다는 '흑미맛 요거트'

신랑이 좋아했던 '사이공맥주' 

체리향이 별미라며 베트남 올때마다 피웠던 담배 '리치몬드'

 

이런 와이프가 어딨냐.

혼자 먹고 놀았지만 늘 생각나는 .... 내 ㅇ ㅕ ㅂ ㅗ

내일은  7년전에 행복하게 마셨던 커피집에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둘째날 여행기는 다음주에 기대해주세요.

 

 

 

<호텔 정보는 아래 링크 클릭 > 

 

침구가 깨끗~편한 하노이호텔 '카리용 부티크 호텔(Carillon Boutique Hotel)

24년 새해가 되자 마자 부지런히 준비해서 하노이 5박, 푸꾸옥 6박 베트남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하노이부터 가서 2일간 혼자 있다가 3일차에 시댁식구들을 만나는 것인데요. 오늘은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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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정보도 아래 클릭 >

 

하노이 반쎄오~ 최고의 맛집! 'Met restaurant'

아줌마 혼자 하노이 올드타운 호텔까지 탈없이~ 왔으니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아침에....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겨우 3접시 먹고 오후 5시까지 쫄쫄 굶었으니~~~ 짐은 대충 호텔에 던져두고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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