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아파트 생활할때는 떠돌이 개나 고양이를 본적이 없거든요.
전원생활을 하니 고양이는 물론 너구리에 뱀까지 집근처에서 야생을 경험하게 되었네요.
그 중 길고양이는 수도 없이 보는데요.
제가 뒷마당 텃밭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서 먹을것을 찾으러 길고양이가 자주 오곤 합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제가 뒷문을 열자마자 모두 도망치는데요.
그 중에 도망치지 않은 몇몇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었지요.
그렇게 눌러 앉은 아이들이 다 떠나고 이제는 암컷 한마리만 키우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애미뇬'
그리고 지난주 저희 집에 눌러 앉은 수컷 아기 고양이 '꼬맹이'
애미뇬의 살벌한 구박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 꼬맹이를 소개보겠습니다.
그렇게 또 고양이가 왔어요 - 19년10월 봉구네 전원일기
지난주까지는 낮에 반팔을 입어야할 정도로 더웠는데
가을비와 함께 쌀쌀해진 날씨가 찾아오고
이제는 진짜 가을이 되었습니다.
훅~ 떨어진 기온에 정원의 나무들도 낙엽이 지거나 붉게 물들어
가을의 옷으로 갈아 입고 있어요.
올해 마지막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는 채송화~
얘가 요즘 알록 달록 피어 아름답게 열일하고 있는데요.
채송화가 한쪽으로 쏠린 것을 보니
또! 또! 또!
고양이가 밤새 누워 있었나봅니다.
젓가락 하나 꽂아서 꽃이 압사당하는 것을 예방하고~
언놈의 고양이인지 혼구녕을 내주러 찾아봅니다.
멀리 갈것도 없습니다.
제 뒤만 졸졸 쫒아다니는 뉴페이스 고앵이 '꼬맹이'입니다.
지난주 뒷마당 옆에 있는 들깨밭에서 저희 집으로 들어온 아이입니다.
아직 아기 고양이인데 뼈가 앙상하게 보일정도로 말라 있어서
밥을 줬습니다.
정말 딱 한끼 주었을뿐인데 바로 눌러 앉데요.
첫날부터 저렇게 '내집이다~~~' 생각하더라고요.
뒷마당이 배불리 먹고 놀다 심심하면 앞마당에서 잠자리 사냥도 하고
저희집 구석 구석을 잘 사용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나 뭔가 쎄~~~합니다.
꼬맹이가 저희집이 그렇게 편하지만을 않을 것 같은 늬낌적인 늬낌~
네, 그렇습니다.
저희집에는 이미 2년간 제가 밥을 주고 있는
길고양이 인듯~ 집고양이 같은 암컷 '애미뇬'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저희 집 마당의 모든 공간이 오롯이 그녀의 편안한 쉼터였는데
어느날 나타난 꼬맹이가 눈에 거슬렸을 겁니다.
그녀는 첫날부터 쉬도 때도 없이 틈난 나면 꼬맹이를 두들겨 패곤 했지요.
애미뇬의 무차별 공격에 꼬맹이가 피한 곳은 주방 앞에 있는 작은 마당.
앞마당과 뒷마당 사이에 있는 옆구리 마당입니다.
애미뇬에게 닭고기를 줘가며 사이좋게 지내라고 설득해봤지요.
결국 꼬맹이가 피를 흘릴 정도로 펀치를 날려대서
급하게 옆구리 마당쪽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아침부터 싸워대는 두 고양이를 쫒아다니느라 수고가 많은 날이었어요.
꼬맹이 집을 옮겨주니 잠시 평화가 찾아와서
저도 커피 한잔하며 쉬었습니다.
옆구리마당에서 살고 있는 꼬맹이는 이렇게 아침마다 저를 기다립니다.
밥을 달라는거죠.
제가 주방에서 일할때는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주방 창문앞에서만 있어서 짠합니다.
그런데 글쎄요.
제가 저 꼬맹이를 키우게 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집에 찾아온 이상 밥과 보금자리를 주긴 할텐데
어느 날 훅~ 떠나버린 아이들도 있어서요.
처음 키웠던 아이가 떠나버렸을때는 많이 찾아다녔고 오래 기다렸고.. 끝내 안와서 슬펐거든요.
그래서 이 아이는 그냥 무심히 지켜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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