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이 빨강이다~ 초록이다~ 뭐 특별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침마다 맞이 하는 햇볕이 여름처럼 독하지 않고 은은해졌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잡초도 주춤하니.. 울창했던 초록빛이 좀 누그러졌고
나뭇잎이 조금씩 붉은 빛을 띠며,,, 성질 급한 것들은 벌써 갈색 낙엽을 떨구니
가을이 왔나봅니다.
현실은 안구 건조증 때문에 괴로운 가을이지만
인공눈물 몇방울 떨어뜨리고 겨우 뜨고 보는 가을 하늘은 맑고 높아 바깥 활동하기 좋은 요즘입니다.
(그렇게 마당에서 커피 마시다 모기한테 10방쯤 뜯기기도 ㅠㅠ)
지난 8월과는 가을색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저희 집의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우리 집 - 18년9월 봉구네 전원일기
가을비가 촉촉히 내라고 나니 밤에 더욱 쌀쌀해진게 따뜻한 커피가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저의 요즘 즐거움은 저녁 밥을 먹고 커피 한잔 타서 소화도 시킬꼄 마당을 왔다 갔다... 서성이는 것입니다.
저희집은 직사각형의 긴~~~ 모양이라 산책이 가능한 정원이 있지요.
아파트에 살때는 식사후 바로 TV를 보며 소화를 시켰는데 잠깐이라도 걸을 수 있는 정원이 있어 좋답니다.
건물이야 세월의 때가 타지 않는 이상 365일 같은 색 같은 모습인데요.
가을의 색은 저희 집 작은 정원에서 서서히 물들기 시작합니다.
벌써부터 왕벚꽃은 낙엽을 떨구기 시작해서 갈색물을 들이기 시작하고 있어요.
올해 유난히 송충이들한테 들볶여서 기운이 없어서 그런가봅니다.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남천'이는 초록한 여름에도 예쁘지만
가을이 되면 앙증맞은 빨간 구슬 열매도 맺고~ 이렇게 붉게 물들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혹시 정원에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민이라면 '남천' 강추합니다~~~
건강한 잔디 때문에 전체적으로 초록의 모습이지만
자세히보면 붉게 물들어 가는 남천~ 갈색 낙엽을 떨구는 벛꽃 그리고 시든 꽃을 축~ 늘어뜨리고 있는 목수국이 가을의 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제가 요즘 신나게 따먹고 있는것은 단호박과 애호박입니다.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애호박 가격이 폭락했다고 산지폐기했던 뉴스를 봤는데~ 지금은 애호박 가격이 2배나 뛰었네요.
그 비싼 애호박 저는 무농약으루다가~ 하루에 2개씩 수확합니다. 음화화화~
그리고 새롭게 심은 것은 '무우' 입니다.
무는 씨앗이 제법 단단하고 큰 편인데 발아율 90%가 넘더라고요.
심으면 심는대로 2~3일만 되면 바로 싹이 올라와서 키우는재미가 있어요.
매년 무를 심지만 알타리크기 밖에 못키웠지만 해마다 깍두기도 담고~ 겨울에는 잘 말린 무농약 무청으로 시래기국을 끓여 먹습니다.
이 아이는 당근입니다.
올해 여름에 처음 심어봤는데.. 폭염속에서 겨우 3개만 살아남아서 정성껏 키우고 있어요.
지금쯤 땅속 뿌리에 그래도.. 못해도... 엄지 손가락만한 당근이 있어야하는데... 없을것 같습니다 ~~~
일단 물도 주고 퇴비도 줘서 한입이라도 맛보겠습니다.
이 아이들은 상추같죠?
씨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상추삘을 뿜어 대길래.. 더 자라기를 기다려봅니다.
위에 상추나 단호박처림 제가 일부러 씨를 뿌리지 않았어도
어찌 어찌 저랑 인연이 되어 제 식탁에 오른 것들이 있는데요.
이 아이도 먹을 수 있는 걸까요? 혹시 영지인가요? 그냥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곰팡이???
하여튼 영지버섯이라고 우기는 신랑에게 먹으면 '크게 혼내 줄꺼다~' 으름장을 놓고 못먹게 하고 있습니다.
섹쉬한 눈빛을 뿜어 내고 있는 아이는 '애미뇬;입니다.
처음 이 아이가 집 뒤의 공터에서 새끼를 데리고 와서 새끼랑 함께 키웠는데... 아들래미가 집을 나갔죠.
길고양이계의 원빈~ 참 잘생긴 야옹이였는데 집을 떠나서 아직까지 많이 서운합니다.
그리고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고요.
애미뇬은 제가 올해 중성화 수술을 시켰습니다.
일년에 10여마리를 낳는 것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미안하지만 수술을 시켰죠.
그런데 이렇게 홀로 남았네요.
그 많던 자식들은 대부분 죽었고, 그나마 한마리 있던 아들래미도 집을 나갔고,, 저 때문에 더이상 가족을 만들수 없으니..
평생 혼자 살아야하는 애미뇬이 불쌍해서 요즘 귀하게 대접하고 있습니다.
빗으로 긁어주면 아주 좋하해요. 뒤태가 치명적이죠?
우리 '애미뇬'이 남자친구로 추정이 되는 뚱냥이한테도 밥을 줍니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서 제가 등장하는 동시에 도망쳐서 얼굴 사진이 없네요.
겨울에는 가끔식 애미뇬 집에 와서 자고 가는데 내쫓지 않은 걸보니 싫지는 않나봅니다.
지난 주말에는 가을비가 촉촉히 내렸죠~
비오는 날엔 클래식이지~~
정재형님의 클래식을 집안 전체에 빵빵하게 울리도록 틀어놓고 요리를 했습니다.
단독주택의 장점이죠.
내가 만드는 소음이 이웃의 방해가 되지 않으니 원없이 크게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비오는 창 밖이 평화로워 보여 사진을 찍었는데... 그 평온함을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저는 지금 리차드 용재오닐의 'Warm Affection'을 귀가 찢어질듯 크게 틀어놓고 멍때리고 있습니다.
고상한 척 하려고 클래식 언급한것은 아니고요~ 음악은 잡식성입니다. 이것 저것 다 좋아해요.
저렇게 우아 떨다가 몰려오는 식곤증에 그대로 누워 낮잠을 잔것같네요.
저희 집은 화살나무라는 것으로 담장을 만들었습니다.
여름에는 초록빛을 보이지만 가을이되면 점점 붉어서 저희집을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데요.
다음 전원일기에는 붉게 물든 봉구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밤날씨가 춥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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