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더운 날씨와 지긋 지긋한 벌레~잡초와의 전체를 끝내고
드디어... 시골은 한가하다는 가을의 끝이 왔네요.
아마 지난주까지 마늘,양파 심어서 놓고 이번주에 배추랑 무 뽑아 김장을 담그면
시골은 고요~~~하고 한가~~~한 겨울이 시작 될겁니다.
저희 집도 지난주 배추 뽑아 (ㅋㅋㅋ 진짜 작은 것 10포기!) 나름 김치도 담궜구요.
뽑을 잡초도 잡을 벌레도 없고 가꿀 텃밭 작물도 없으니
하루종일 쇼파 껌딱지되서 TV만 사랑하고 있는데요.
그런데요~ 이렇게 심심한 봉구네 시골살이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어요.
아직까지는 저희 부부의 짝사랑이지만 열심히 구애중이랍니다.
봉구네 전원일기 11월 - 새로운 식구가 생겼어요~
처음 집을 지을 때 담장을 콘크리트나 목재로 쳐서 아예 차폐를 할까 나무를 심을까 고민 많이 했죠.
차폐를 하는 것은 좀 삭막해 보여서 도시생활과 큰 차이가 없을 것같아
초록초록한 나무를 빙~둘러서 담장을 만들었는데요.
담장으로 심을 수 있는 나무도 여러가지이지만 저희는 화살나무로 결정했어요.
짜짠~~ 화살나무의 매력은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초록초록하다가~
본격적인 가을부터는 이렇게 붉게 물든다는것!
이렇게 철마다 정원의 색깔이 바뀌어 주니
굳이 인테리어를 바꿀 필요가 없답니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울긋불긋해지는 정원을 보면서 아침마다 감탄을 합니다.
이것은 화살나무의 붉은 낙엽~
이것은 벚꽃 나무의 갈색빛 낙엽~
이 아이는 이름이 뭐였더라~~
하여튼 황금빛 낙엽까지 봄 못지 않게 화려한 가을 풍경이
저희 집 마당에 있습니다.
따끈한 생강차 한잔 들고 나가서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재미가 쏠쏠해요.
제가 새 식구가 생겼다고 말씀드렸죠?
네.. 저희 집에 길고양이 어미, 새끼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실은 저희 집 옆 숲에서 살던 어미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더라고요.
그리고는 저희집과 맞닿은 뒷집 창고에서 두 모자가 살면서 저희 집 음식쓰레기를 주워먹으로 왔었고요.
처음엔 그런가 보다~~~했는데
비가 많이 내리는날 뒷집 풀 위에 그 비를 다 맞고 계속 냐옹 냐옹~~하길래
집도 지어주고.... 부랴 부랴 고양이사료도 사와서 밥도 주고 있습니다.
저기 장독대 위에 있는 것이 올해 태어난 아기 고양이고요~
(그 뒤에 아기 고양이 집을 놓아 주었지요.)
어미 고양이는 입구가 좁은 집에는 안들어 갈려고해서 대충 하나 만들어 줬더니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이 뒷마당이 길고양이들 차지가 되었어요.
그런데요
얘들 왜 이러는 걸까요?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길래 둘이 들어가서 따뜻하게 자라고
스티로폼 두개를 붙여서 넉넉하게~
단열재로 떡칠하고 솜방석 깔아서 따뜻하게~
나름 비도 안들어오게 플라스틱 박스도 얹어줬는데....
집에 안들어가고 저 위에서 저렇게 청승을 떨고 있습니다.
내가 이럴러고 쓰레기통 뒤져서 집을 만들어 줬나~~~~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는 한마리당 1개의 집을 줘야한다고해서
2층에 어미집을 또 만들어 줬지요.
아래 101호는 새끼 고양이가 들어가서 자는데
길고양이 생활을 오래한 어미는 절때 안들어가네요.
또... 내가 이럴려고 또 쓰레기통 뒤져서 또 만들어줬나...
두번째 무시를 당하고나니 요즘 유행하는 자괴감도 알것도 같네요.
고양이와의 밀당은 잠시 접어두고
날씨가 쌀쌀해지니 배추가 얼어 잘못될까봐 부랴부랴 뽑아서
김장까지는 아니고... 그냥 김치를 담궜어요.
비료를 줘봤나~~~ 약을 뿌려줘봤나~~
오로지 소똥, 돼지똥, 닭똥 섞인 퇴비만 줘서 유기농으로 키웠더니
크게 못자라고 알배기만하게만 자랐는데도 속이 꽉 차서 저에겐 감동입니다.
헐~~~ 감동도 잠시
애벌레가 가운데 떠억~하니 들어가서 속을 거의 다 갉아먹고 있었네요.
내년에는 꼭 모기장같은 걸 쳐줘야겠어요.
그런데 웬열~~~
옆집에서는 제가 키운 것 만한 배추는 작다면 그냥 버리는 여유를 보여주시네요.
요즘 배추값도 비싼데 한 15포기 주워서 친정엄마드리니 완전 좋아라하시고~
저는 속이 부식한 것들을 한봉다리 담아 왔지요.
바로 삶아서 우거지로 만들었는데
다음주에는 뒷마당에서 연탄불피워 감자탕을 한솥 끓여 먹어야겠어요.
다시 고양이 이야기로~
집도 지어주고 밥도 주고 틈틈히 고기도 특별식으로 주는데...
아직까지는 짝사랑입니다.
쓰다듬어 보고 싶은데 다가가면 도망가요.
햇빛이 좋은 날은 고양이랑 마주 앉아 커피 마시며 냐옹 냐옹~~~ 말을 걸어보지만..
저렇게 시크하게 제 말을 씹어줍니다.
이제는 제 냐옹~~발성이 싱크로율 100%에 가까울 정도로 득음을 했건만..
뭐 쪼금 좋아진 것은
아침에 밥주러 나가면 밥달라고 냐옹거리면서 저를 따라 다닙니다.
고양이 잘 아시는 이웃님!
저 아가들과 친해지는 법은 뭐가 있을까요?
어미가 집을 안들어가고 추운데도 바깥에서 자는데
집에 들어가게 하는 법은 뭐가 있을까요?
(집안에 이미 맛살~ 고기을 넣고 유인해봤지만 ... 먹고 잠은 여전히 밖에서...)
12월엔 좀 더 친해진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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