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혼자 후쿠오카6. 소소하게 완벽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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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혼자 밥 먹고, 여행가는 일이 흔해져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라떼는~ 그걸 왜 하는지, 하면 큰일 날듯했고,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나이 50먹은 아줌마면 일을 계속할 나이이면서 동시에 가족들도 챙겨야해서

바빠서라도 해외로의 혼여... 그것도 8일씩이나는 힘든 일입니다.

그 어려운 걸 해냈다~~~라는 결론을 위한 서사를 깔아 나간것은 아니고요.ㅋ~

우리 나이에 흔하지 않았던 기회를 알차게 보내고 온것에 대한 흐믓함?

특히 오늘 소개할 6번째 날이 그랬어요.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할만큼의 대단한 일은 아닌데 

아침부터 계획했던 일정을 문제없이 이어나가면서 맛있고 멋있었고.... 여유로왔습니다.

술술 풀렸던 6번째날의 여행이야기입니다.

 

 

 

 

 

 

 

아줌마 혼자 후쿠오카6.  소소하게 완벽한 하루 

 

 

1일 1라떼는 꼭 해야하는 아줌마입니다.

호텔에서 초근접거리라서 갔을 뿐인데 초인기 브런치 카페라서 아침부터 대기가 장난아니더라고요.

후쿠오카가 유난히 맛집마다 줄이 길긴했어요.

테이크 아웃할까 하다가 아침 공기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앉아서 먹고 가기로합니다.

 

대기 손님을 정리하는 종업원에게

'종업원아~ 아줌마는 혼자이고 브런치까지는 안먹고 라떼 한잔만 마시고 갈껀데,  의자만 있는 자리도 좋단다'

 

 

 

센스쟁이 종업원이 앞 손님들이 거절한 자리를 빨리 내어줍니다.

야외 구석진 자리라서 내부의 분위기는 즐길 수는 없었지만

만석이라 혼잡한 내부보다는 조용한 구석이 좋았습니다.

 

 

총각종업원이 모양 망가질까봐 달달달~ 떨며 가져오는데..

그 모습이 귀여위서 크게 웃었더니 수줍게 웃어 찻잔을 내려놓습니다.

 

" 우하하하하 오츠카레사마데시다~ (수고했어요~) "

 

 

모양도 맛도 완벽한 카페라떼였습니다.

 

 

카페라떼는 마시며 잠을 깨웠으니 아침 식사를 해야했어요.

10분정도 걸어서 하카타역 맞은편에 있는 우동집으로 왔습니다.

아침부터 현지인, 관광객.... 이 많이 왔더라고요.

앞에 있는 줄무늬 티셔츠 아가씨가 옆에 앉았는데 한국분이셔서...

서로 맛집이랑 관광지 공유해가며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아가씨~ 아줌마랑 수다떨어줘서 고마웠어요. 후쿠오카와서 이렇게 말 많이 해보긴 츠음~'

 

 

이리 맛있는 우동이 단돈 6500원.

후쿠오카가 도쿄나 오사카보다 물가가 조금은 저렴한 듯 싶어요.

얼마전에 다녀온 교토에서 만원이하 우동을 못봤거든요.

 

 

 

 

푸짐한 튀김에 깔끔한 국물, 통통한 우동면~ 후루룩후루룩~ 쩝쩝쩝

아침 식사로 아주 아주 적당했습니다.

 

 

우동집에서  횡단보도 하나 건너니 '하카타 버스터미널'

아~ 이 미친 동선보소~ 돌아가거나 우회전 좌회전없이 호텔서 찔끔 찔끔 직진 직진하니 목적지 도착.

오늘은 버스타고 '다자이후'에 갑니다.

 

 

다자이후에는 다지아후 만큼이다 유명한 다른 것이 있었으니

그거슨~ '스타벅스'

 교토 스타벅스맹키로~ 꾸며놓은 것이 독특하기 때문인듯합니다.

 

 

반포사는 정모씨에게... 너도 왔던 스타벅스에 나도 왔단다~ 인증샷을 보냈더니...

어디서 많이 본 곳이라네요. 

심지어 유후인이냐며~ 묻네요.

후꼬과야~

정모씨야!  증말 이르지 말자. 우리가 아직 까묵을 나이는 아니자나.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많아 시끌시끌했지만 오래된 나무가 멋드러져서 힐링이 되었습니다.

 

 

여기가 무슨 역사적인 의미가 있었더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추천 여행지라서 오긴 했어요.

그런데 또 묻지도 따지기도 싫더라고요. 

그냥 걷고 싶은대로 걷다가

보고 싶은대로 보다가

다리가 아파서 나무 그늘에서 쉬다가 했습니다.

 

 

버스까지 타고 가놓고 여기가 어딘줄도 모르고 예쁜정원보면서 멍때리고 왔네요.

신랑이랑 왔다면 역사적인 의미, 상징물, 코스... 정보를 꼼꼼히 공부하고 갔을텐데...

 

'여보 나혼자 오니 여행도 이렇게 바뀌네'

'난, 그냥 이러고 음악듣고 어슬렁~거리다 갔어'

 

 

모두들 버스정거장쪽으로 직진해서 갔지만 

생각보다 작은 다자이후를 떠나기 아쉬워서 옆길로 빠져나왔습니다.

 

 

깨끗한 거리.

집집마다 예쁘게 꾸며놓은 정원이 있어서 동네산책도 좋았습니다.

 

 

다자이후에는 여러 사찰이 있어요.

구글지도를 확대해서 찾아보시고 꼼꼼히 구경하고 가세요.

교토의 은각사만큼은 아니더라도 모래정원을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사찰에서 한참 쉬다 갑니다.

 

 

골목 골목 예쁜 상점과 카페들도 있었어요.

다지아후 만큼이나 근처 동네도 예쁜 곳입니다.

이렇게 초록 초록 예쁜 것들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부니가 좋아졌어요.

 

 

다시 하카타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인기 맛집에서 줄을 서지 않은 방법은 그냥.... 밥때를 지나서 오는 것뿐!

점심 시간을 넘겨 2시반쯤 가니 대기없이 초고속 입장했고 조용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한조각에 7000원짜리 성게알듬뿍 초밥.

혹시나 해서 시켰는데 역시나 입맛에 안맞은... 당췌 왜 비싼지 알수 없는 그맛.

입맛이 쌈마이라서 1500원짜리 계란초밥이 더 맛있더라~

 

 

참치몽둥이를 박아놓은 마끼까지 아주 완벽히 맛있었습니다.

완벽한 하루였지만 왜 이것밖에 못먹었을까.. 후회가 남는 것이 지금의 심정입니다.

이렇게 먹고도 4만원도 안나왔는데....

지난주에 갔던 오사카보다 확실히 물가가 저렴했어... 더 먹었어야했다고!!!

 

 

아침부터 나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고 피곤해서 또 낮잠을 때리고~

밤 10시가 되서야 다시 나왔습니다.

냉장고 자석하나 사겠다고 20분을 걸어서 돈키호테까지 갔어요.

 

 

돈키호테는 여행객의 필수 코스이자 쇼핑 성지이지만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저는 가지 않은 곳입니다.

밤 10시에 온것도 좀 한산할까 싶어서였어요.

 

 

가장 후쿠오카스러운 것을 골랐으나...

이 밤에 계산대기줄이 어마무시해서 30분은 기다려야할듯.

난 못해 못해~ 먹는건 기다려도 이건 못기다려~

냉장고 자석을 다시 붙여놓고 미련없이 탈출.

 

 

아직 저녁을 안먹었으므로 뭐 먹을까...... 

사진만 봐도 방황중이던 티가 나네요.

 

 

밤 10시가 넘어서 술없이 밥만 파는 곳을 못찾아서~ 

24시간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갔지요.

 

 

상큼 달다구리한 하이볼에 함바그스테이크, 오이무침.

호텔방에서 하루를 맛있게 마무리했습니다.

맛있는 것 먹고, 멋있는 것 봤고, 잘 쉬기까지 

뭐하나 문제없이 스무스~하게 진행이 되서 기부니가 째졌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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