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의 비싼 주말 호텔비를 피해서 어제 유후인으로 왔었죠.
이곳에 온 이유가 단지 그것뿐인데 안왔으면 매우.. 심하게... 왕~ 후회했을 유후인이었습니다.
해외여행와서 '살고 싶다'라고 느낀 곳이 이곳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뭐 대단한 구경거리가 있어서 발바닥 땀나게 다닌것도 아닙니다.
그냥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는데 어찌나 힐링이 되던지..
어제 마을을 반바퀴 돌아봤고요.
오늘 남은 반바퀴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분단위로 여행계획을 짜는 '찐J'가 오늘은 반바퀴의 방향만 정해놓고 발길닿는대로 마시고 걷도 먹고 보고 해보겠습니다.
아줌마 혼자 후쿠오카4. ' 마시고 걷고 먹고 보고 in 유후인 '
한국도 아닌 일본 그리고 시골 마을,
객실이라고는 딸랑 4개밖에 없는 작은 호텔,
더블침대가 2개나 되고 4인 쇼파까지 있는 큰 방,
혼자 자기에는 무서울 법도 한데
매우 잘 잤습니다.
큰 창에 비치는 새벽 빛이 예쁜 방이었으니까요.
어제 산 최애빵을 입에 물고~ 서둘러 긴린코 호수로 갔습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니 관광객이 일찍부터 몰릴 것 같아서 그전에 한가하게 산책하고 싶어서요.
비록 날이 흐리고 구름을 머금은 긴린코 호수지만 아름다웠어요.
여긴 인증샷을 남겨야할 것 같아 지나가는 학생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저는 단지 꿀잠을 잤을 뿐인데 누가 따귀를 때리고 갔나요?'
'그것도 엄청~'
얼굴이 어마무시하게 부어서 도저히 봐줄수가 없을지경.
마트에서 장 봐온 것을 너무 때려 먹었나봐요.
일본 음식이 짜잖아요. ㅋㅋㅋㅋ
반성은 커녕 전망 좋은 자리에서 빵을 뜯어먹으며 한가로운 아침식사를 마쳤습니다.
1일1카페라떼가 루틴이라~ 커피 마시러 'Yufu Coffee'에 왔습니다만,
오픈하려면 20분은 더 기다려야 했어요.
호텔방으로 되돌아가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
동네 구경하다 놀이터에서 놀았습니다.
한국에선 50짤 아줌마가 놀이터에서 놀 수는 없으니 일본에서라도...
그냥 보고 만지기만 했어요.
타지는 않았어요.
부서질까봐 못탔어요. ㅠㅠ
오픈시간 오전 10시30분 땡~ 첫손님이 되었습니다.
유후인 관광거리 한가운데 있는 커피집이예요.
정원도 내부도 세련된 곳이니 들려보세요.
놀이터에서 열정적으로 놀아서 그런지 갈증이나서 아이스로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이곳 커피 맛 좋아요.
추천합니다.
오전 11시반 벌써부터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아무래도 오후에는 비가 올것같아서 저도 일찍부터 놀러 나갈 준비를 했어요.
누가봐도 해는 전~~~~혀없고 구름만 꽈~~~~악낀 날씨라서 눈이 부실 이유는 없습니다만,
팅팅 부운 눈이 꼭 사연 있는 뇨자같아서 썬글래스를 썼습니다.
어제 맥주랑 가라아게만 먹었어야했는데 도시락까지 먹어서 얼굴이 이모양인가봐요.
주요 상점가에서 2~5분정도만 빠져나오면 고즈넉하고 예쁜 골목이 많습니다.
대부분 투어로 오셔서 짧은 시간안에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셔야하니...
그래도 이 멋스런 볼거리를 놓치지 마세요.
인적 드문 골목으로만 무작정 걷다가 소바집에 들렀습니다.
일본음식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먹어보려고해서 오늘은 소바를 먹고 싶었습니다.
직접 뽑은 소바면, 단짠하게 볶은 닭다리살, 수란, 생대파에 쯔유를 뿌려서 비벼먹는 요리입니다.
넘흐..... 맛있었습니다.
흐믓하게 먹다가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어르신과 눈이 마주쳤을때
엄지척!! 쌍따봉!!! 날려 드렸더니 수줍게 웃어 주셨어요.
또 걷습니다.
푹 자서 몸은 가볍고 맛있게 배는 부르고 눈 앞에 길이 예뻐서
매우 기분 좋은 산책이었습니다.
걷다가 비가 내려서 울창한 나무 아래서 잠시 피해 있기도...
다시 걷다가 보니 먹구름이 산을 넘어 와서
곧 비가 크게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근처 슈퍼마켓으로 뛰어 들어 갈수 밖에....
일본으로 여행을 오면 편의점보다 마트를 좋아하는데요.
먹거리가 더 싸고 많은 데다가 먹고 갈 수 있도록 전자렌지와 휴게공간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커피도 마셨고 밥도 먹었으니 이번엔 디저트 차례였어요.
저 우유아이스크림 맛있어요. 고급진 맛입니다.
비는 점점 더 세게 오고 금방 그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이렇게 있을 수밖에....
음악을 들으며 30분쯤 비구경만 했어요.
가보고 싶은 사원이 있었으나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 왔습니다.
10월 중순의 후쿠오카는 한여름같은 날씨였으나 비가 오는 유후인은 가을이라 추웠습니다.
따뜻한 호텔방에 들어오니 잠이 와서 낮잠을 잤지요.
잠에서 깬 다음엔 뭐했겠어요?
으하하하 냐하하하하하
또 먹었습니다.
낮에 먹은 소바는 면이잖아요. 게다가 메밀면이라 소화가 얼마나 잘 되게요.
버터에 구운 스테이크를 얹은 덮밥인데
이번 여행 중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었습니다.
소고기가 미쳤더라고요.
울트라캡숑나이스짱 맛있게 먹고 기부니가 상당히 째졌더랬습니다.
낮에 비로 인해 멈췄던 산책을 마져 합니다.
유후인이 예쁜 마을인것은 자연경관 때문만은 아닙니다.
마을이 매우 작은데 아름자운 자연경관은 마을을 둘러싼 분지와 산이 고작인데요.
그 안에 잘 가꾸어진 '료칸'이 마을을 돋보이게 하더라고요.
도시처럼 딱딱한 콘크리트가 아닌 전통 가옥과 멋지게 가꾸어진 정원, 그 안을 그윽하게 비추는 조명이 예뻐요.
그 료칸을 높은 담장으로 감춘 것이 아니라 큰 나무와 낮은 돌담으로만 경계를 만들어서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이길을 걸을 때는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뭐 먹고 살까 고민도 좀 했고요. ㅋ
관광객이 빠진 긴린코 호수를 한번 더 돌았습니다.
뭐... 없는데 여기 왜 자꾸 보고 싶을 정도로 예쁜거죠?
심지어 저 건물들 그냥 콘크리트 식당 건물이던데... 왜 운치가 있는거냐고요?
또 먹는다고 놀라지 마세요.
내일은 다시 짐을 싸서 후쿠오카로 가야해서 장 봐온 신선식품들을 먹어 치워야했어요. ㅋㅋ
사실 저 이때 너무 먹어서 턱관절이 아파서 진통제 사먹었잖아요. ㅋㅋㅋ
한국와서 지금까지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이렇게 때려 먹지 않습니다.
우동사발면과 튀김을 따로 사서 올려먹는 이 미친 센스~
저렇게 사진찍고 바로 바닥에 떨어트려서 청소만 제대로 하고 왔어요. ㅠㅠ
내일은 후쿠오카 하카타로 갈꺼고요.
마냥 걷기만하지 않고 관광,쇼핑을 이제 제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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