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혼자 후쿠오카 3. 아무도 없는 유후인 시골길에서

SINCE 2013

호텔의 주말 가격은 평일보다 비싼 편입니다만,

후쿠오카 호텔 가격은 못돼 쳐먹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평일대비 3배는 비싸더라고요.

혼자서 좁디 좁은 방을 거의 30만원을 주고 쓰기 아까워서... 잔머리를 굴려봅니다.

주말 호텔비가 저렴한 근교 도시에 잠깐 놀러갔다 오자고~

그렇게 선택한 도시가 온천 마을인 '유인'입니다.

후쿠오카에서 버스로 1시간30분 거리라서 멀지도 않고

유명 애니메이션의 배경될정도로 예뻐서 한국인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금토일~ 아기자기한 시골 마을에서 잘 쉬다 왔습니다.

 

 

 

 

 

 

 

아줌마 혼자 후쿠오카 3아무도 없는 유후인 시골길에서

 

 

아침에 후쿠오카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려고 보니... 

엥? 쥐도 새도 모르게 캐리어 잠금장치가 사라졌습니다.

언제~ 어디서~ 왜~ 사라졌는지 전혀 궁금하지도 당황하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겐 1개의 잠금장치가 더 있으므로~

 

 

텐진버스터미널에서 유후인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뇨자 나이 50이면 크루즈를 타거나 아님 샤랄라~ 원피스입고  호캉스를 하는

그런 우아한 여행을 해야하는데

이 나이에 운동화 신고 반바지에 고장난 캐리어 끌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니..

누가 이런 여행하라고 억지로 떠밀려 온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뭐 겁나 신나서 '오히려 좋아'도 아닙니다.

싸구려 취향을 거부할 수 없었을 뿐!

 

 

텐진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서 하카타터미널 찍고 후쿠오카 공항까지... 그 가까운 거리를 돌고 돌아 한국인들 잔뜩 싣고 유후인으로 가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뭔가 푸짐하게 먹으면 민폐일까봐 소심하게 커피 한잔만 들고 왔더니...

승객 대부분이 한국인이라 다들 편의점간식을 털어 왔더라고요.

침 삼키는거 들킬까봐 소중히 애껴 먹으며 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때는... 

이거슨 '시티투어'이며~

 

 

시내를 벗어나면  '근교투어'인지라~

한국의 시골을 닮은 듯 아닌듯~한 풍경을 보며 지루하지 않게 유후인까지 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온천이 유명한 시골마을 '유후인'입니다.

여기서부터 호텔까지는 도보로 20분. 

우선 캐리어를 맡기기 위해 열심히 호텔 먼저 찾아갔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후인 플로랄 빌리지'라는 아주 작은 테마파크가 있습니다.

그 안의 기념품샵 2층이 호텔입니다.

한국분들도 많이 오시는 곳인데 호텔이 있는지는 모를듯~.

넓고 싸길래 예약했더니...

호텔 로비치고 여관보다 작았으며... 일본치고 꽤 지저분한 편이라 살짝 불안했습니다.

 

 

푸근한 아주머니가 체크인하려면 2시간 더 있어야 한다며..... 2박 중간에 룸 청소 안하면 300엔 빼주겠다며

손에 동전 3개를 쥐어줍니다.

아..... 방 상태를  좀 보고 싶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캐리어는 방에 넣어주시겠다며 가져가시고~ 손에 동전 3개 쥐어 주시며 놀다 오라고 등을 떠밀고...

알고보면 저 아줌마랑 나랑 나이가 같을 수도 있는데 꼭 딸래미 내보내듯~ 하시네. 쩝.

어차피 취소도 못하는데 방을 봐서 뭐하나 싶어 밥이나 먹으러 나왔습니다.

 

 

 

관광객들 바글바글한 긴린코 호수를 지나니 인적없는 푸른 시골길이 나옵니다.

 

 

 

 

그 숲길 끝에 집도 상점도 없는 그 숲속에 작은 밥집이 하나 있습니다.

 

 

@반카라

주말 유후인은 관광객들이 많아서 어느 식당이나 줄을 서야한다길래...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싶어서 한적한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 소박한 일본가정식집입니다.

할아버지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시고 할머님이 홀에서 서빙을 합니다.

 

 

정갈한 밥 한상차림에 13000원정도.

일본음식답게 짜긴했지만 정갈하고 건강하게 ... 그리고 배불리 맛있게 먹었습니다.

소박한 음식을 천천히 씹으며 느끼는 한적한 여유로움이 좋았던 식사였사습니다.

 

 

@불산사

밥 집에서 5분정도 걸으면 작은 절이 있습니다.

여기 참 예쁘고 멋진 곳인데 관광객은 찾지 않는 곳이예요.

다들 긴린코 호수까지만 보고 되돌가시는데 한 15분만 걸어오면 이곳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절의 규모는 매우 작으나 정원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 구경할 가치가 있습니다.

작은 벤치에 앉아서 노래 몇곡 듣고 왔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마을 구경도 할겸 호텔 반대방향으로 걸어봤습니다.

깨끗하고 온통 푸르고 예쁜 마을 유후인.... 

호텔비 아끼자고 온 곳이지만 ... 나중에 살고 싶은 곳이 될 정도로 좋았어요.

 

 

한국의 시골 마을과 닮은듯 하지만

일본식 가옥과 색다른 나무들이 이국적이게 느끼게 해줍니다.

 

 

저와 함께 유후인 마을..  좀 더 구경해보세요.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며 사진 찍으며 그냥 걸었어요.

 

 

 

 

넘 예쁘죠?

높은 건물도 없고 저 멀리 산과 삼나무숲, 대나무숲, 논, 밭, 집...이게 전부여서

걷기만해도 안구가 편해져서 힐링이 되었습니다.

 

 

@ Ordinary Day Coffee

계획없이 그냥 동네 산책한것 같지만 피워 J에겐 이 또한 철저히 계획 된 일!!

반카라에서 밥 먹고 불산사 구경하고 동네 반바퀴만 돌고 커피 마시기.

그 무엇도 계획하지 않은 것은 없으리라~~~~

 

 

유후인에서 몇개 안되는 에스프레소로 커피를 뽑는 집입니다.

대부분은 그냥 핸드드립으로 아메리카노만 만들어 주거든요.

 

 

집에서든 일본에서는 저의 필수 루틴은 '카페라떼'를 마시는 것.

나이가 들어 카페인이 예민해져서 한잔밖에 못마시는게 아쉽지만.

하루 한잔이기때문에 더 소중한 시간입니다.

1시간정도 기분 좋게 걸었고  다리가 살짝 아파왔는데 마침 커피집에 들어왔고 게다가 커피 맛은 좋았으니

이날도 여행은 성공적.

 

 

카페인 수혈로 정신 차리고 마트로 장을 보러 왔습니다.

경험상 한국이든 해외든... 시골 식당은 일찍 닫습니다.

아줌마 혼자 어두운 밤길 다니는게 부담스러워서 저녁식사는  호텔에서 먹기로 했어요.

 

 

일본 여행 초보자나 편의점 털지... 고수는 마트를 텁니다.

일본 편의점의 모든 먹거리를 쬐금 더 저렴하게 5배쯤 더 다양하게 팔고 있거든요.

대충 구경해보시면 이정도...

 

 

치킨 가라아게 1인분 4000원

 

달걀찜,메밀면... 2~3000원.

 

스시10점에  6000원.

 

태국에 망고가 있다면 일본에는 메론이 있습니다.

있으면 무조건 담아야하는 '울트라 캡쑝 나이스짱 달콤한 메론' 반통에 4500원.

 

 

음료, 도시락, 안주, 술, 과자, 디저트, 과일 아주 골고루 사서 뿌뜻했답니다.

다 먹고 또 사먹어야지.

 

 

묵직한 봉다리들로 예쁜 유후인 거리를 걸었을때는 진짜 신이 났습니다.

유후인은 낮에만 반짝 미친듯이 관광객이 북적됩니다.

오후 4~5시만 되도 이리 한적해서... 최소 1박을 해야하는 이유이지요.

 

 

아... 모야...방이 왜 이렇게 좋은거야.

걱정과 다르게 숙소가 너무 좋아서 까약~~ 소리를 질렀어요.

온천마을이라서 비싼 료칸이 아니고서는 저렴한 숙소는 거의 작고 공동화장실을 이용해야 했거든요.

화장실까지 딸린 크고 깨끗한 방이 1박에 6만원. 

 

 

저녁도 편하게 먹으라고 큰 쇼파와 테이블까지 있었고

큰 냉장고에 전자렌지까지 있었답니다.

 

 

여기에 온천욕장까지~~~~

그냥 뜨거운 물만 나오는 도시의 대욕장이 아닙니다.

피부가 보들보들해지는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입니다.

객실이 4개밖에 없는 작은 숙소라서 만실이었으나 매일 밤 혼자서 이 큰 온천장을 썼어요.

 

 

2일간 저의 저녁 식사이자 간식이자 안주입니다.

'구성 완벽하다 완벽해'

 

 

뜨끈하게 온천을 하고 와서 시원한 맥주랑 치킨 가라아게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저녁이었어요.

혼자서도 이리 잘 놀고 잘 먹는 나님~ 칭친햐~

 

 

작은 숙소라도 TV에 유튜브랑 넷플릭스 깔려있고 인터넷 빵빵하게 터져서

밤에도 재밌게~ 보내다가...

밖이 나가고 싶더라고요.

여기까지 와서 밤거리가 어떤지 안보고 갈 수는 없잖아요.

 

 

하필 할로윈 장식으로 으스스하게 꾸며진 플로랄빌리지였습니다.

영업이 끝나서 문은 닫았지만 투숙객을 위해 불을 켜두어서 혼자서 잘 찾아나갔습니다.

 

 

아... 정말 캄캄하구나.

고작 8시밖에 안됐구만 12시인줄~

이웃님들 유후인의 밤... 아니 아니 저녁은 이렇습니다.

마트에서 먹을 것 많이 많이 쟁여오셔야해요.

 

 

겁도 없이 혼자서 밤산책을 하며 유후인의 첫날을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토요일이예요.

관광객이 더 몰려올테니까 아침 일찍 긴린코호수에 가서 커피를 마실 것이며

점심때는 관광객을 피해 유후인 깊숙한 속으로 구경 갈겁니다.

오늘 반바퀴 돌았으니까 마저 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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