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12박이나 한 베트남 여행기를 이제서야... 둘째날 적게 되었네요.
그렇게 바쁘지도~ 않는 삶이구만 왜 이리 안써지는 걸까요?
'백수가 과로사한다'더니.. 제가 딱 그런 삶이네요.
요리든 여행기든... 부지런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행 첫날은 이래도~~~ 되나 싶게 출발부터 하노이 숙소 도착까지 매우 순탄하게 왔습니다.
뻥 좀 보태서 그 어떤 과정 중 대기없이 그냥 직진~ 수준으로 왔으니까요.
둘째날도 순탄하게 하루를 보냈는데요.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애초에 계획같은 것 없이 그냥 발 닿는대로 쏘다니다보니..순탄할 수 밖에~
A형이자 파워J에게 다시 없을 무계획 여행기!!
둘째날입니다.
아줌마 혼자~ 순탄한 하노이 여행기 _ 둘째날
맛없는 조식은 패스하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습니다.
분명 찻길은 사거리지만 인도 포함 모든 구멍에서 쏟아지는 오토바이들....
"아~ 하노이다운것은 이거지!!! "
"여행 초보들이나 정신이 쏘옥~ 빠진다고 하지.. 이 소음~ 반갑구만!!"
다 반가운 것은 아니고요.
오토바이만큼이나 자동차도 많아져서 공기가 많이 안좋아졌더라고요.
현지인 왈~ 미세먼지가 '나쁨'이면.. 그냥 흔하디 흔한 보통 날이랍니다.
오늘 아침은... 맛있는 카페라떼 한잔 마시러 왔습니다.
10여년 전부터 남들은 다.. 저렴한 로스부타종 커피원두로 장사할 때,
비싸서 못사먹는 고급종 아라비카 원두로 길바닥에서 시작해 카페까지 차린 Reng Reng 사장님.
번화가 올드타운을 마다하고 여행객들이 오지 않는 주택가 골목 깊숙히 간판도 없이 영업을 하는 곳입니다.
에어컨을 켜는 날씨에는 문을 닫아 놓기 때문에 바로 앞에서도 이 카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니까요.
신랑과 함께 7년전에 이곳에서 행복했던 추억이 새겨진 곳인데요.
탄맛 나던 로부스타 커피만 마시다....
부드럽고 고소한 아라비카를 마시는 순간.
너무 맛있어서 눈을 크게 뜨고 서로 바라보면서 흐믓~하게 웃었던 곳입니다.
그때는 저 작은 테이블에 아메리카노와 라떼... 두잔의 커피를 올려 놓고 마셨는데
테이블도, 의자도.. .심지어 컵까지 똑같은데
이제는 라떼 한잔만 덩그라니 놓여 있습니다.
"여보, 여기는 여전히 맛있다."
변하지 않고 그 자리 그 맛 그대로 있어준 카페 Reng Reng 덕분에 행복한 추억 떠올리게 되서
사장님게 덕담을 하고 왔습니다.
" 사장님 ~사실은 나 7년만에 다시 왔는데... 커피가 여전히 맛있네요"
" 7년 전에 왔었다고? 어이쿠~ 고마워 손님아~"
" 나 원래 기념사진 절대 안찍는데 너하고는 찍어야겠다"
RengReng은 사장님 얼굴이 나오는 주방은 절대 촬영금지인데
같이 찍어준다니... 기분좋게 어깨동무하고 한장 찍었습니다.
눈물, 콧물 쏟아내니 두통이 와서 찬바람 좀 쐬려고 여기저기 돌아나녀 봅니다.
기찻길 아래 벽화길도 거닐다...
설날 준비에 바쁜 동쑤언 시장 근처까지 올라갔다가...
배가 고파서~
슬픈 방황은 어느새 먹이를 찾는 전투 모드로~ 바뀌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검색해서 맛집 찾아간다거나~ 3끼 때 마다 챙겨먹는 게 아니라
"배고프면 현지인 많은 집에서 먹고 가자 " 마인드로
현지인들로만 100% 꽉찬 쌀국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리가 없어보였지만 그냥 삐집고 안으로 고고~
작은 목욕탕 의자 4개가 있는 테이블에 아저씨 3명과 합석했습니다.
전혀 뻘쭘하거나 어색하지 않았으나
4명중 덩치는 내가 제일 컸다는 사실이 불편했을 뿐.
맛이 그냥 맛있게 미친 소고기 쌀국수 한그릇 (65000동/3600원) 싹 비웠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올드타운 여기저기 걸었습니다.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 단체로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
거리가 알록달록 화려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청춘이..... 상큼해 보였으나.. 아줌마는 부럽지는 않구나.
매일 9시까지 회사가야해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음.
매연으로 목이 칼칼해서 버블티를 마셨습니다.
추웠지만 .. 한국에선 7~8000원하는게 제대로 끓인 밀크티에 쫄깃한 펄을 듬뿍 담아 주고도 3000원도 안하니
이건 먹을 수록 돈 버는 거라며~
춥지만 골이 띵~~~ 하도록 쪽쪽 빨아 먹었습니다.
자리는 현지인처럼~ 길바닥에서.
정해진 시간없이 그냥 있고 싶을만큼 앉아 있다가 다시 걸었습니다.
요즘의 하노이는 자동차가 많아 여기가 베트남인지 태국인지 헤깔렸는데..
이 모습을 보니. .역시 베트남 스러워요.
오토바이 상점아닙니다.
주차장이에요.
여행자 거리를 지나 호엔끼엠 호수도 한바퀴 돌았습니다.
올드타운에서 오토바이 방해없이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무슨 법이 있는지.. 여기 인도에는 오토바이 가 다니지도 주차도 안하고 노점도 없습니다.
곳곳에 꽃과 사원, 성당, 명품 백화점 등이 있어 구경하며 산책하기 좋아요.
그러다 또 배가 고파서 손님이 많은 노점식당에 앉았습니다.
미소가 수줍은 총각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어서 몸둘바를 몰랐답니다.
영어라고는 딱 두마디 '콜라', 'payment'만 통했지만
햄과 어묵이 오묘하게 맛있었던 볶음밥을 배불리 먹고 돈도 총각이 원하는대로 다 줬으니
서로 'thank you' 인 상황.
너무 추워서 더이상은 길바닥만 헤맬 수 없어
빈티지 감성이 무지막지하게 묻어나는 카페 'Lermalermer'로 들어갔습니다.
이거 어떻게 읽으며 무슨 뜻일까요?
검색을 해도 안나오네요. 레르마레르메르???
밥을 먹고 와서
디저트겸 달달한 커피메뉴로 주문했고요.
커피에 부드러운 크림 바나나와 짭조름한 캬라멜이 기똥차게 어울렸던 음료였습니다.
탭을 꺼내서 이런 저런 예약도 하고 사진 정리도 하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챗팅도 하며... 저녁까지 잘 놀다 왔습니다.
오늘길에 조명이 화려해서 들어가 봤더니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기찻길 카페거리였더라고요.
아~ 여기 제가 미리 핫해질걸 알고 신랑이랑 7년전에 갔었잖아요.
그때는 평범한 주택과 쓰레기 뿐이었는데 이리 예쁜 골목으로 바뀌었더라고요.
" 내가 왜 뿌듯하냐~"
저는 공짜로 이길을 구경했으나.. 알고보니 입구에서 상점직원들이 통제를 했습니다.
기찻길내에 상점에서 먹거냐 마셔야 입장가능한 곳이었어요.
난... 아무도 아무런 통제를 안받고 그냥 들어갔는데...
이틀만에 현지인 된건가???
아침 9시에 나와서 밤 9시까지 알차게 돌아다녔더니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습니다.
사실 뭐.... 오늘 먹은게 다 김밥천국에서 파는 그런 분식이었잖아요?
호텔로 들어가기 직전에 근처 맛집 '반미25'에서 야식을 먹었어요.
이때 돈이 7000원 밖에 안남아서 음료도 주문 못하고.. 반미샌드위치 딱하나밖에 못먹었답니다.
내일 점심때 가족들을 만나기전 까지는 ...이돈으로 버텨야해서.
2500원짜리 반미가 왜 이렇게 실할 일이냐구~
고기, 야채 이리 푸짐하게 들어가있으면
한국가서 돈아까워서 샌드위치 사먹겠냐구~
야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호텔로 흥얼흥얼 노래부르며 갔습니다.
내일은 점심때까지 4500원으로 버텨야하지만
걱정이~~하나도 없어요.~~~
든든한 가족들이 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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