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홀로~ ' 마음이 시키는대로 부산여행기'

SINCE 2013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올해도 어김없이 거제도 가족을 만나러 다녀왔습니다.

이왕 내려가가는 김에 조금 더 내려가서 '부산에서 좀 놀다가자'해서 출발했어요.

저는 원래 계획에 특화된 A형이어서 '분'단위로 여행스케줄을 짜는데요.

네, 물론 이번에도 아이돌 스케줄 못지 않게 빡!빠~~~~악하게 계획했습니다.

그르나....어쩌다보니 마음이 시키는 대로 ~ 슬렁 슬렁 여행을 하고 왔네요.

나름 즐겁고 여유로왔던 여행이었습니다.

 

 

 

 

 

 

 

 아줌마 홀로 '마음이 시키는대로  부산여행기'

 

 

 

 

이번 여행은 기차로 시작합니다.

제가 사는 오산에서  KTX를 타려면 수원까지 나가야해서 바로 탈 수 있는  '무궁화호' 첫차를 예약했어요.

진짜 백만년만에 새벽에 활동해봅니다.

나름 난 대단해~ 뿌듯해 하며~

어두컴컴~ 해가 뜰락 말락~차갑고 습한 공기~ 를 기대했으나

요즘 새벽은  왜 대낮같은 겁니까~ 

갬성 확~ 깨지게시리 쯧!

 

 

 

또 백만년만에 타본 버스는 한참을 돌고 돌아  하마터면 기차 놓칠 뻔했어요.

무릎 관절이 나가든 말든 계단을 세개씩 뛰어 내려 겨우 무궁화호를 탔습니다.

그리고... 음악도 듣고 두유도 쪽쪽 빨아먹고... 잠도 자며 5시간을 달려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해운대에 도착하자마자

돼지국밥 한그릇으로 첫끼를 먹었습니다.

원래는 해리단길에 있는 미슐랭쉐프식당에서 딤섬을 먹으려고 했는데

입덧하는 것도 아니고 왜 돼지국밥이 마구 마구 땡겼냐고요.

모양 빠지게 시리... 쯧

누군가 그랬어요.

심하게 땡기는 음식이 있다면 그것에 담긴 영양소가 부족해서 생존을 위한 식욕이라고.

제 몸속에 돼지만의 그 어떤 영양소가 필요했나봐요.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아 호텔 근처 해운대 바다를 걸어봅니다.

모래축제 준비중이 더라고요.

 

'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비가 오면 무너지지 않을까?'

' 설마.. 단단하게 만들었겠지?'

' 얼마나 단단한가? 밟아보고 싶네?~~~~~~ '

 

 

 

'와.. 해운대 화려하다 화려해'

꼭 외국에 온 느낌이더라고요.

저기 오른쪽에 요즘 매우 핫한 해변열차 '블루라인파크 미포역'이 있어요.

호텔에서 짐만 풀고 바로 저 해변열차를 탈꺼예요.

 

' 바다를 보며 타는 열차라니 낭만적이야~~~ 유후~'

 

 

 

드디어 3시에 호텔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라마다 앙코르해운대)

첫차를 타겠다고 새벽 5시부터 일어났었어요.

직전에 돼지국밥을 한그릇 배불리 먹었고요.

체크인 시간이 안되서 해운대 바다를 마구 걸어댕겼죠.

네... 지금 바로!! 낮잠 자기 딱 좋은 몸 상태였던거죠.

딱 30분만 자고 해변 열차를 타러 가야지 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리고는 3시간을 푸욱~~~~~ 잤습니다.

누가 뒤통수 쳐서 기절한 것 마냥 푸욱~~~~

누가 돼지국밥에 약탔니???

 

일어나보니 저녁 6시.

' 나 1박여행인데... 낮 12시에 부산 도착해서 ... 뭐 한것없이 벌써 6시!!!! '

' 망!했!다!'

 

 

 

일단 저녁 밥을 먹자 싶어 호텔 앞에 있는 해리단 길로 가봅니다.

'정애야 괜찮아' 

'넌 지금 부산에서 핫하기로 소문난 해리단 길에 왔잖아'

'여행.. 안 망..했...어 .. 어흑 ...이 지지배야~~~ '

 

 

 

'맛집 탐방도 여행의 큰 의미니까.. 맛있으면 성공이지! '

그렇게 고른 유명 맛집. 일본 라면집. '나가하마만게츠'

왠일로 대기도 없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어요.

혼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저 분위기... .......맘에 들었습니다.

 

 

 

 

 

라면 사랑꾼 신랑 덕분에 저도 라면을 즐겨 먹었는데요.

제가 한국에서 먹었던 일본 라면중에.. .가장 일본의 맛과 일치했어요.

국물도 면발도 차슈도~다시마고명까지 아주 맛있었습니다.

다만, 맛이 일본스럽다는 것은 한국인 입맛에는 짜다는 의미이기도해요.

한국음식이 짜다~ 맵다 하지만.. 실제로 해외가보시면 한국보다 짜게 먹는 나라가 많습니다.

 

 

 

호텔로 바로 들어가기엔 억울해서 해리단길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봅니다.

예쁜 카페가 많아서 커피한잔 할까 했지만

라면 국물까지 드링킹~해서 배가 불러서 더 먹기는 싫고.. 뭘할까 고민하는데

해리단길 동사무소에서 저를 응원한다네요.

그 응원에 힘 받고 버스를 탔습니다.

 

 

 

야경보러 광안리해수욕장에 왔어요.

이번 여행지가 부산이어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강원도 산골이었으면 밤 6시면 어둑어둑해져서 어디 갈데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밤 늦게까지 쏘다녀도 볼게 할게 먹을게 있는 부산이라 참 다행이었어요.

 

 

 

야경이 아름답고 화려한 광안리.

이런데 살면 좋겠다 싶어 카톡을 해봅니다.

" 부산 지인들아~ 저~~~~~기 끝에 있는 아파트는 얼마하니 ? "

" 아우.. 해운대쪽보다 싸~~~~ 13억! 그런데 증애야.. 너 지금 부산이가? "

" 난 전세도 못살겠다. 으....으....응 "

 

 

 

낮잠도 푹 자고  배도 부르게 식사도 했으니... 치솟는 호랑이 기운을 어딜 가서 쏟아부을까?

광안리부터 수영지구까지 1시간을 걸어도...

밤10시가 넘었는데도 정신이 맑아도 너~~~무 맑아.

커피집에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 혹시 영업 몇시에 끝나시나요? "

" 새벽 4시에 문닫아요."

 

헐~ 대박~ 어쩔부산!!! 나.. 더 놀수 있어. 부산 완전 천국이야. 

 

 

 

 

 

 

광안대교를 바라보면 밤 12시까지 카페 놀이하고 왔어요.

평일. 그 야심한 시간에도 활기찼던 부산 .

내 망친여행을 심폐소생술로 살려줬어요.

 

 

 

저녁에 먹는 라면은 진즉에 소화가 되었고.. 분식이었잖아요.

낮에 봐뒀던 해운대시장 떡복이집으로 가봅니다. (@상국이네떡볶이. 해운대점)

 

'새벽 1시반까지 한다고 했으니... 지금 가도 먹을 수 있어~ '

 

 

 

이젠 진짜 호텔로 가자 싶었는데

여전히 정신은 또렷~ 체력은 남아돌아 다시 해운대 바다로 나가봅니다.

새벽 1시가 다되어가는데도... 놀고 있는 청춘들이 많더라고요.

 

' 얘들아 늬들두 오늘 낮잠 3시간씩 때린거니? '

 

알찬 나의 여행을 자축하며~ 검은 떡볶이 봉다리 휘휘 돌리며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티부이를 보며 찐득한 떡볶이 야무지게 먹었어요.

 

 

 

새벽 2시쯤의 해리단길.

창밖을 보며 양치질하는 것으로 부산여행의 첫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어제 못했던 대낮의 부산여행을 하기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서 감천문화마을에 왔습니다.

 

 

뭐 이런길을 느릿 느릿 걸으며 구경했어요.

예쁘고 이색적이네요.

 

 

 

저는 여행지에서 기념품을 꼭 사는데요.

냉장고 자석을 몇개사려고 상점에 들어갔고요.

 

 

 

단 20분만에 자그마치 4만원어치 쓸어담았습니다.

냉장고 자석만요. 

어제 하루 종일 쓴돈이 4만원이 안되는데.

신랑 사진 옆에 붙여두려고..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사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술이란 술 종류는 모두, 안주로 조개탕, 라면, 커피까지.

 

'여보. 보인다 보여. 입찢어지게 웃고 있는거 보인다구'

 

 

 

점심때는 언니네 식구들을 만나러 부산역으로 갔어요.

SUV를 운전해보고 싶어했던 형부가 저의 붕붕이를 가지고 부산여행 중이었거든요.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에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언니는 SRT를 타고 집으로~

저는 나의 붕붕이를 끌고 이기대수변공원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이기대수변공원. 

부산의 멋진 뷰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울트라캡쑝나이스짱 멋진 곳입니다.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시티뷰.

이게 부산여행이지.

 

감탄의 도가니에 빠져있는데 부산지인으로부터 톡이 하나 옵니다.

 

" 우리 증애~ 어디고? "

" 나 지금 이기대공원인데 이제 거제도 시댁으로 넘어 갈꺼야 "

" 그렇게는 안될낀데~ "

 

 

 

" 증애야~ 부평동쪽에 호텔하나 예약해놨으니까 하루만 더 놀다 가라 "

" 여기까지 왔는데 술 한잔 해야하지 않겠나~ "

 

졸지에 부산에서 강제 1박을 더 하게되었어요.

부평동족발 골목에서 부산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답니다.

술은 이 친구들과만 마셔요. 

소맥 비율을 입에 쫙쫙 붙에 제조해주는 친구가 있거든요.

 

 

 

조식까지 예약해준 친구들 덕분에 아침 든든하게 챙겨먹고 거제도 시댁으로 출발했어요.

가는 길에 카페에 들려 마음을 진정시켜봅니다.

부산지인들은 늘 신랑과 함께 부부동반으로만 만나던 오빠 동생들이에요.

반갑고 고마운 사람들이지만 그의 빈자리가 아프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으니..

이 무거운 마음은 바다에 떨구고 발랄한 며느리로 거제도 시댁에 가려고요.

 

 

 

오늘도 저는 카페라떼입니다.

 

 

 

언제가 한번은 꼭 바닷가 집에서 살고 싶은데

그날이 올지 모르겠네요.

 

 

 

이 카페 이름은 '외포멸치'

커피도 볶고 멸치도 볶는.... 어쩌다 둘다 볶게 됐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커피 기계에 멸치를 볶아서... 멸치향 커피맛은 아니니 걱정하지마세요.

커피맛 괜찮아요.

 

머리 쥐어짜며 짜왔던 여행계획은 싹~ 버리고.

마음가는대로 쏘다녔던 부산 여행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제주도 여행도 계획중인데 그때 소식 또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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