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네 전원일기 2월 - 살며시 찾아오는 봄

SINCE 2013

이웃님들 제가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지난 늦가을 전원주택으로 이사온 것 아시죠?

어느덧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뒷마당에 매화꽃봉오리가 올라온것이 곧 봄이 오려나봐요.

안그래도 조용한 마을인 이 시골은 겨울은 더욱 고요하고 평화로운데요.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인적이 어찌나 드문지..

작년 가을에 밭에 소똥 뿌려 온동네 파리를 꼬이게 만든 이웃님까지 그리울 지경...이 되었네요.

한적한 시골의 전원생활... 오늘 저랑 커피한잔 하면서 수다떨어요.

 

 

 

 

봉구네 전원일기 2월 - 살며시 찾아오는 봄

 

 

 

아파트 살때도 길고양이나 동네개는 본적은 있었지만 마당이 없었기에 멀리서만 봤는데요.

마당이 생기고 나무를 심으니 다양한 동물친구가 저희 집을 찾아줍니다.

개님과 길고양이 (뚱냥이)는  이젠 뭐.. 저희 집 단골이고요.

까치, 참새등 한 3~4종류의 새가 앞마당의 나무에 앉아 놀다 가곤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노는게 아니라 나무에 달린 빨간 열매를 쪼아 먹고 있더라고요.

또 찾아오라고 귤조각을 대신 달아주니 저렇게 잘도 먹습니다.

 

 

시골에서는 해가 뜨는 시간이 해야할 일이 참 많아요.

해가 지면 바로 추워지고 가로등 없는 어둠속이니

마당에서 해야할 일은 따뜻하고 밝은 해가 있는 낮에 다 해야합니다.

진한 커피한잔으로 아침 잠을 깨고 부랴 부랴 연탄불 피워 빨리를 푹푹 삶았어요.

아파트 살때는 습기 차고  세재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는 게 싫어 빨래를 잘 안삶았는데..

마당있는 뇨자~~ 사골 맹키로 빨래 푹푹 삶아 줬지요.

 

 

마당에서 햇빛과 바람에 잘 말리다.... 미세먼지 주의보 때문에 거실로 자리 이동한 뽀얀 빨래들~

역시 빨래는 푹푹 삶아야 뽀얗고~ 촉감이 좋아요.

 

 

올해? 눈구경은 끝났나? 싶은 2월의 어느 날 또 눈이 내렸습니다.

그냥 평범한 거실같지만...

창밖을 보세요. 쇼파 바로 앞까지 하얀 눈세상이에요.

하얗게 눈 덮여 있을 때 쇼파에 앉아 먹는 커피맛이 최고 좋답니다.

 

 

시골은..

 특히 저희 동네처럼  입구가 오르막 길이라면 

하루 종일 눈이 내린 날은 잠시 고립생활을 해야합니다.

눈을 바로 바로 치우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 녹아야하거든요.

덕분에 하루종일 그냥  집에서 일했어요.

제가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일도 하고 쏴핑도 하는 제 책상입니다.

저희 부부는 재택근무자들이기 때문에 각자의 책상, 컴퓨터가 따로 있어요.

사진의 왼쪽은 신랑 자리인데.. 저희 부부 작업방은 나중에 따로 소개시켜드릴께요.

 

 

그리고 2주전인가요?

여름 장마처럼 굵은 비가 많이 내린 날이 있었죠.

창문에 빗방울이 맺히는 것은 어느 창문이나 다 똑같은데요.

아파트 살때는 모든 창문에 커텐이나 블라인드를 달아서 빗방울을 보지 못했어요.

이곳 전원 주택을 지을 때는 커텐없는 집을 짓고자 디자인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빗방울을 볼 수가 있네요.

저 빗방울을 실로 주렁주렁 꿰어 목에 걸고 싶도록 아름답습니다.

 

 

한바탕 비를 쏟아내고 지난 주내내 맑은 날이었어요.

하늘이 참 맑죠?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데 자세히니 나무 끝에 동글 동글한 것이 보였어요.

꺄악~~ 앞마당에 있는 벚꽃나무에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벚꽃이 필려나봐요... 저희 집 마당에 말이죠... 제가 심은것인데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해도 좋고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이면 더욱 바쁩니다.

눈 뜨자마자 세탁기 돌려놓고, 이불/베개 널어 놓고, 집안 환기시키고

그리고 늙은 호박을 말렸어요.

동네 산책을 나가면 이웃님들의 다양한 텃밭을 지나게 되거든요.

 지나다 보면 이것 저것 따가라고 하셔서 지난 가을 그렇게 득템한 늙은 호박입니다.

잘 말린 호박으로 나중에 찹쌀가루를 섞어 집에서 떡을 만들어 볼까합니다.

 

 

아침에 바쁘게 움직이고  쇼파와 한몸이 되어 있는데 화분에서 이상한 조짐이 보입니다.

꽃이 피고 있었네요.

아.. 저 나이 드나봐요. 꽃 피니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어요.

저희 집 화분은 모두 신혼 때 구입해서 10년을 같이 산 아이들인데

10년동안 죽지도 않으며 크지도 않아 분갈이를 할 필요가 없었으며 꽃도 안피우는 까칠한 애들이었거든요.

(심지어 버섯도 자라는데 꽃은 앞피고. 새싹은 돋아나는데 부피가 커지지 않는...)

 

 

다른 아이들을 살펴보니 여린 새싹을 모두 품고 있더라고.

공기가 좋고 마루 바닥까지 해가 오래 들어와서 애들이 기분이 좋았나봐요.

게다가.... 조경회사 사장님이 주고 가신 소똥~닭똥 섞인 특급 비료가 애들 입맛에 잘 맞았나 봅니다.

올해는 빨간 열매까지 기대해도 될까요?

 

 

바로 어제... 2월 21일 봉구네 뒷마당 하늘이예요.

앞마당의 벚꽃은 이제 겨우 꽃봉오리만 만들었는데  뒷마당의 매화는 하얀 꽃잎까지 살짝 보여주고 있어요.

2주뒤면 매화꽃을 볼 수 있을 것같아요.

아.. 그때는  매화향 풍기는 나무 아래에서 삼겹살 구워 먹어야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삼겹살구이가 될듯.. .ㅋㅋㅋㅋ

 

 

요즘 저희 부부 득템 품목입니다.

매일 점심을 먹고 목장갑 착용하고 동네 산으로 올라가서 땔감으로 쓸만한 나무를 주워와요.

봄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바베큐할 메뉴가 줄을 섰거든요.

최근에 땔감이 많은 포인트를 발견해서 지게를 구매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지게 쏴핑은 어디서 해야하나요?

 

 

그리고 저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낮까지는 거실쪽으로 햇빛이 쏟아지는데 오후 4시부터는 주방쪽으로 해가 들어옵니다.

보일러를 켜지 않아도 따뜻하고 밝은 자리가 되는데요.

 

 

이때는 식탁에 앉자 차도 마시고 저녁에 뭘 먹을지 레시피도 정리합니다.

 

전원주택에서 맞이하는 한달 한달은 정말 새롭고 추억하고 싶은 기억이 많은데요.

3월에는 뒷마당의 매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희 집에는 아이가 없는데 봉구는 누구일까요?

 

 

 

<은근 재밌는 봉구네 전원일기!! 전편 보기 >

 

제목 클릭 ==> [봉구네전원일기-1월] 마흔둥이도 설레게한 눈 내리는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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