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그때 추억이 담긴 '남대문시장 홀로 여행기'

SINCE 2013

서울에서 태어나 결혼하기 전까지 서울뇨자로 살았으나~

지금은 화성시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신랑이랑 고양이 밥주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신랑이 아침 일찍 서울에서 회의가 있어서

금요일부터 서울가서 우리도 콧구멍에 도시바람도 좀 넣어보자고 꼬셨지요.

그리하여 시골 촌 아줌마가 정말 오랜만에 서울! 자그마치 명동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왔습니다.

신랑은 토요일 아침 일찍 호텔 조식먹여 회의 보내고~

호텔서 뒹굴 거리다가 근처에 있는 남대문 시장을 구경하고 왔지요.

사실 20대때는 명동을 자주 가지 남대문시장을 잘 안가게 되는데~

저는 진짜 진짜 자주 갔었거든요.

제가 지금 40대이니까 10년도 전에 갔던 곳이라 그동안 많이 변했겠지~하고 갔는데

여전히 그대로인 모습을 보고 추억에 제대로 퐁당~ 빠져있다 왔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늘은 밥하지말고~ 그냥 저랑 차한잔하고 수다 떠는 시간 가져봐요~

 

 

 

20대..그때 추억이 담긴 '남대문시장 홀로 여행기'

 

 

남대문 시장 여행은 '남대문'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10여년전에는 남대문은 찻길 한가운데 있어서 일반인이 가까이 접근할 수 가 없었거든요.

그때는 멀리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지요.

 

 빨대로 커피 쪼옥 쪼옥~ 빨아먹으며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려가며

잠시 구경해주며~

솔직히 수원 화성의 '창룡문'이 훨씬 멋있다며~

국보1호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큰 의미를 두며~~~

짧게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남대문 바로 앞에 있는 남대문 시장으로 이동~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피식~ 하고 웃음이 터졌던 이유는.....

 

10여년전 그때 그모습 그대로인 숭례문 수입상가!!!

하하하... 여기만 보면 웃겨요.

저 대학교때 여기 진짜 자주 왔었거든요.

대학생이 되자마자 예뻐지겠다고 화장품 사러 자주 왔었습니다.

 

동네 화장품가게 놔두고 왜 여기까지 왔냐구요?

ㅋㅋㅋㅋ  말그대로 수입상가 아닙니까~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던 수입 화장품이 이곳에서는 가격이 쌌거든요.

랑콤 콤팩트, 에스떼로더 립스틱, 샤넬 향수....사러 자주 왔었어요.

 

다른 애들은 파우치에서 국산 화장품 꺼낼때

제가 검정 케이스에 황금장미가 그려진 랑콤 콤팩트를 꺼내면

그게 어찌나 스스로 폼나던지....

지금 생각하면 웃기죠.. 유치하고 ㅋㅋㅋㅋㅋㅋ

사진은 못찍었지만 수입품 보면서 미친뇬처럼 한참 깔깔대고 웃다가 나왔습니다.

 

 

10여년이 지난 남대문시장은 여전했습니다.

철거하고 새로 지은 건물이 없더라고요.

옛건물 옛골목~ 그대로였고~ 여전히 사람도 많더라고요.

 

변한게 있다면 외국인이 좀 더 많아졌고~

생필품보다는 기념품 상점들이 더 많아졌어요.

 

지금은 제가 라섹수술를 해서 안경을 안쓰지만 30대초반까지는 안경을 쓰고 다녔거든요.

옛날에 '안경'하면 또.. 남대문이 유명했지요.

가격도 싸고 제품도 다양하고~

없는 용돈에서 예쁜 안경은 하고 싶어서 또 남대문 왔었지요.

단골 안경점이 아직도 있을까 찾아가봤더니... 없어졌네요.

그때는 가게마다 호객꾼들이 나와서  들어오라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많이 조용해졌네요.

 

구경을 좀 하다보니 점심때가 되어 배가 고프더라고요.

신랑은 회의하고 점심까지 먹고 오는 일정이라 저 혼자 점심을 먹어야 했거든요.

요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갈치조림 골목으로 가봤습니다.

가게 어머님님들이 어찌나 들어오라고 대환영해 주시길래

용기내서 혼밥하러 골목 깊숙히 들어가봤지요.

 

그러나... 혼자 앉아서 갈치를 잡고 뜯을 용기가 나질 않아서~

젓가락으로 깨작대는 것은 갈치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어머니 죄송해요~~~ 저 혼자 못먹겠어요~'

하고 칼국수 골목으로 이동했어요.

칼국수야.. 뭐 한그릇요리니까 혼자서 간단하게 한끼 해결하기 좋지뭬~~~~

 

토요일 점심시간쯤의 칼국수 골목입니다.

가운데 줄서서 기다리는 것 보이시나요?

한바퀴 휘~ 돌았으나 앉을자리가 없어서 또 그냥 나왔어요.

남대문 칼국수 골목은 칼국수 먹기전에 냉면을 준다네요.

푸짐한 양에 인기가 많나봅니다.

 

그리고 레알 진심 먹고 싶어서 5분간 서서 멍때렸던 빈대떡집 앞...

 

먹을까?

(군침 꿀꺽~)

 

혼자 벽보고 먹어도 궁상맞지 않을까?

(두번째 군침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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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아이는 포장해서 베낭에 넣어~ 밤에 신랑이랑 먹는 걸로~ (feat. 지평막걸리~)

 

음식 앞에서의..... 수많은 방황끝에

점심은 간단하게 '호떡'으로 끝냈습니다.

유명한 호떡집이라서.. 여기마저 지나치면 배고파 쓰러질지 몰라서~

 

 

호떡의 달인 답게 반죽이 너무 너무 부드럽고 쫄깃한게 맛있더라고요.

호떡으로 대충 때우고 신랑 만나면 맛있는거 사먹어야지...

냠냠쩝쩝 오물 오물~

호떡 한장을 숙간에 흡입했습니다.

 

호떡먹으면서 돌아니다보니...  또 눈에 익숙한 곳이 보입니다.

아동복 골목도 여전히 똑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네요.

지금은 성인이 된 조카들 옷사러 친정 언니랑 자주 왔던 곳이예요.

제가 어릴때는 아동복은 부르뎅~ 신발은 기차표~

 돈 좀 주고 산 메이커였어요.

지금도 친정어머님은 우리 막둥이는 부르뎅만 입히고 키웠다고 종종 말씀하십니다.

 

언니랑 옷사고 먹던 해장국집도 여전히 있고요.

추운 겨울에 옷사느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지막 코스는 뜨끈한 해장국집이었죠.

양손 가득 비닐봉지들고 들어와서

해장국 주문하고.... 사온 옷들 다시 꺼내서 품평회 하고~

친정언니들과의 추억도 여기 있었네요.

 

마지막 코스는 한국은행에서 마무리했어요.

예전에는 여기가 진짜 은행이어서 일반인이 못들어갔던 것같은데

지금은 화페박물관이 되었더라고요.

 

여행일 하는 신랑따라 전국에 있는 근대역사 건물에 많이 들어가봤는데

가본 곳 중에 가장 크고 화려한 곳이더라고요.

그 옛날에는 정말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건물이라고 생각했을것 같아요.

남대문시장 가실일 있으면 한국은행도 가보세요~

건물이 참 멋있어요.

 

그렇게 추억의 장소를 몇군데 구경하고 나니까

신랑과 만날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을지로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편안한 청바지를 입고 베낭을 메고 20대때 추억의 장소에 가보니

젊어진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뭐랄까.. 벅차게? 좋더라고요.

날씨도 좋았고 공기도 맑았고요.

정말 기분 좋은 주말 보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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