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네전원일기 7월 - 못생겨도 맛은 좋아~

SINCE 2013

지난 가을에 전원주택으로 이사와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보내고 있는데요.

촉촉한 비와 강렬한 태양이 있는 7월에는 저희 작은 텃밭 열매들이 익어가는 맛있는 시기입니다.

약이나 비료 한번 주지 않고 오로지 가축의 분비물로 만든 퇴비만 주어서

레알~ 진정 얼~가닉! 유기농 채소를 실컷 먹고 있는데요.

매월 전원생활의 매력을 느끼곤 하는데 7월이 가장 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지 않나싶네요.

저의 작은 텃밭 자랑 좀 할께요.

 

 

 

봉구네 전원일기 7월 - 못생겨도 맛은 좋아~

 

 

아~~~ 엄청 더운 7월이지만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의 연속이라 자연의 색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 전원생활은 참 즐겁습니다.

 

 

풍경 사진을 담은 액자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침대에 앉으면 마주하는 창 밖 View가 이정도? 이것이 전원생활의 클라~~~쓰!

 

 

비몽사몽 비틀 비틀 걸어서 나오면 거실에 쫘악~~ 펼처진 초록초록한 정원이 맞이해줍니다.

아~~~ 미세먼지 없는 세상이 이렇게 좋은데 제발 맑고 깨끗한 여름만 보냈으면 좋겠네요.

 

 

맑은 날에는 밤 공기도 달콤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는데요.

비를 듬뿍 머금은 잔디는 밝으면 참 폭신폭신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별...

평생 아파트 생활하면서 별은 여행갔을 때가 보는 특별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제 마당에서 그냥 고개를 들기만 하면 볼 수 있답니다.

 

 

날씨가 맑고 해가 쨍쨍하고 비도 가끔씩 와주니 텃밭의 농작물들이 급속 성장을 하고 있는데요.

토마토는 이미 제키를 훌쩍 넘었고 아침마다 빨갛게 잘 익는 것을 선물해주고 가지며 고추도 뒤질세라 매일 매일 열매를 주네요.

 

 

7월초 첫 수확한 가지,호박... 그리고 이미 왕성한 활동을 해왔던 고추입니다.

사실 다른 집은 이미 6월부터 이것 저것 주렁주렁 열매가 열였었는데요. 저희 집은 좀 늦은 수확입니다.

오로지 가축의 분비물로 만든 퇴비만 주고 키우다보니 화학비료를 주는 농작물과는 성장속도, 수량, 크기,색깔부터 큰 차이가 나더라고요.

가지는 L자로 굽고 호박은 군데 군데 얼룩지고 고추는 초록빛이 흐리지만.... 맛이 좋아요.

가지랑 호박은 단맛이 남다르고 고추는 식감이 아주 연합니다.

 

 

그리고 가장 못생긴 비쥬얼을 가지고 있는 토마토!!

해독쥬스를 마시기 때문에 매년 토마토를 사먹었는데요. 토마토는 후숙과일인거 아시죠? 익지 않은 초록빛 과일을 따서 유통과정 중에 익히거나... 약품으로 익히거든요. 그런 토마토는 껍질이 단단하고 신맛이 나는데요.

오롯이 나무에서만 붉게 자란 토마토는 껍질도 식감도 부드럽고 무엇보다 달고 아주 맛있어요.

이런 토마토 맛은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구멍가게 하나 없는 시골에서 만만한게 텃밭이라고

텃밭에서 따온 꽈리고추와 멸치를 볶고, 호박은 매콤하게 굴소스로~, 단맛이 좋은 가지는 소고기만 넣고 볶고, 여기에 2주전에 담근 고추장아찌를 곁들여서 한상 차려봤습니다.

이것이 진정 유기농 시골밥상!!

 

 

그리고 디저트는 속까지 잘 익어 맛나는 토마토로 마무으리~

 

 

텃밭 채소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고추를 더 따와서 장아찌도 담그고 뒷마당에서 따온 살구로 살구청도 만들었어요.

도시에 살면서 장아찌나 효소는 시댁에서 얻어먹기만 했는데.. 시골에 오니 여기저기 채소,과일이 많으니 직접 만들어 먹게 되네요.

 

 

그리고 어제 잔디를 깎았습니다.

전원생활의 로망이었던 정원 가꾸는 일은 참 힘이 들어요.

신랑이 기계로 잔디를 깍으면 저는 가위로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의 손으로 직접 깍습니다.

여름 잔디는 금방 금방 자라서 한달에 한번씩 깍아주게 되는데요.

잔디 깍고 나면 허리에 파스 한장 붙여야하고 반나절은 기절해야헤요.

 

 

몸은 힘들지만.. 잔디 참 예쁘죠?

마치 초록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 색깔도 예쁘고 맨발도 밟으면 폭신 폭신 간질 간질 느낌도 좋아요.

게다가.. 풀향기가 진하게 나서 머리가 맑아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전원생활 하다보니... 모순이랄까 ... 이게 뭔가 싶은게 있어요.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 시작한 전원생활인데.. 이렇게 제가 자연을 파괴한적은 처음입니다.

아름다운 view가 보여야할 창문에는 매일 달팽이 수십마리가 달라붙어 '응가'를 남겨 놓고 가고요.

 

 

겨우 싹이 터서 오매불망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백일홍의 어린 잎을 달팽이가 밤새 갉아 먹지요.

상추는 완전 킬러수준이고요.

화분을 여기 저기 옮겨봐도 소용없어서 할 수 없이 달팽이 퇴치약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지긋지긋한 각종 벌레... 특히 거미

저도 처음엔 거미줄을 피해다니며 보호를 해줬는데요.

지난주에는  거실 창문에 엄지손가락 만한 거미가 거미줄을 펼쳐놓아서

창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그 거미줄이 온몸에 달라붙으면서 큰 거미가 제 머리 위에 매달려 있었던 공포를 경험했답니다.

결국 저는 거미만 보면 살충제를 뿌리는 나쁜 뇨자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독하다는 산모기에게 매일 약 10회 헌혈해줘야하고요. ㅋㅋㅋㅋ

그렇게 하다보니 달팽이, 거미, 지네,모기.. 살충제 실내/실외 2가지, 정원 잔디 제초제, 정원 나무 살충제, .. 등등 각종 벌레과 잡초 죽이는 약이 자꾸 늘어가더라고요.

아직까지 저는 자연과 100% 함께할 준비가 안되었나봐요. 뱀도 나온다던데.... 약이 또 추가될 듯 싶어요.

 

 

벌레와 잡초가 제 전원생활을 불편하고 때론 공포스럽게 만들긴 하지만 또 이런 모습을 보고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어요.

저희 동네는 저녁 노을이 참 아름다워서 저녁 먹고 산책하기 아주 좋답니다.

 

 

저 자랑하나 더 할까요?

꽃을 좋아하는 저를 위해서 신랑이 땡볕에서 반나절동안 심은 해바라기가 꽃을 피웠습니다.

신랑의 계획 대로라면 이 꽃(해바라기니까 해를 따라~)은 저희 집을 바라 보고 피어서 거실 쇼파에서 저랑 마주봐야하는데요.

저렇게 저희 집을 등지고 앞집 아저씨만 오매불망~ 쳐다보고 있어요. ㅋㅋㅋㅋ

 

 

7월 한달간은 텃밭에서 이것 저것 따먹는 재미로 보낼 것같은데요.

8월에는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가 됩니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백일홍이 꽃이 피었으면 좋겠는데... 달팽이 들이 잎을 자꾸 먹어대서 제가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백일홍 개화소식과 함께 8월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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